등록 2000.03.24 10:00수정 2000.03.27 21:24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년 5월에 우연히 본 광고를 보고 미국태권도협회 비서 공채에 응시, 합격해 지금까지 이행웅 회장 비서직을 수행하고 있는 헤더 브레킨스(29)씨를 만나보았다. 그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당히 근무경력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비서직을 수행하고 있다.
-언제부터 미국태권도협회에서 비서로 일했나.
"작년 5월부터다"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미국 태권도협회에서 비서를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왔다"
-미국태권도협회를 이전에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광고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혹시 태권도를 하고 있나.
"여기 들어와서 배우게 됐다. 지금은 오렌지띠다. 처음엔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어색했지만 나는 비교적 빨리 익숙해졌다. 특히 이 회장님에 대한 존경심이 빨리 생겼다"
-어떤 존경심인가.
"작년 세계대회 때 들어온 지 얼마 안돼 경험은 부족한데 할 일은 많았다. 그런데 콜로라도에서 심사를 보러 오기로 했던 한 아이가 암에 걸려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래서 의사는 대회가 열리는 리틀락에 오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이 회장님이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바빴는데도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아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10분 동안 통화를 하셨다. 그리고는 병상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전화상으로 '오른쪽으로 고개 돌려', '왼쪽 손을 들어봐'하는 식으로 심사를 보게 해주었다.
이 회장님은 그 아이의 사범에게 연락해서 꽃도 보내주었다. 그 아이는 행사가 끝난 후 한달 후 죽었다. 마음이 매우 넓고 학생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존경한다"
-처음엔 어려웠을텐데.
"이 회장님이 자주 출장을 가서 그게 제일 어려웠다. 다른 부서 사람들보다 협회 일을 잘 몰랐는데 역할이 비서다보니 일도 다 처리해야 해 노력도 많이 했다"
-미국태권도협회에 대한 자랑을 해본다면.
"첫째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둘째 신체적인 발달 뿐 아니라 자신감과 타인에 대한 예의 등을 배우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폭력이나 마약 등을 멀리하게 해 사회적으로 성공하게 할 수도 있다. 사범이 되면 돈도 벌 수 있다. 태권도만 배우는 곳이 아니다"
-이 회장이 회원들의 방문 요청이나 면담 요청을 거의 무조건 다 받아들이는 것으로 아는데 비서로서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짜르지는 않나.
"한달에 행사 초대가 보통 12회 정도 된다. 미국이 워낙 넓어서 마음 같아서는 다 가고 싶지만 실제로 다는 못간다. 그러나 최대한 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 회장님이 아이들을 다 자신의 자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말려볼 생각도 못했다"
-주변에 한국 사람이 많은데 한국 문화에 적응할 만 한가.
"집안이 아일랜드 계통이다. 아버님이 방에 들어서시면 일어나서 인사하고 그래야 했다. 그래서 나는 괜찮았다. 그러나 미국식으로 따지면 어려운 점도 있다"
-한국이나 한국 사람에 대해 여기서 일하기 전에 무엇을 알고 있었나.
"거의 없었다. 학교에서만 조금 배웠다. 역사와 문화전통이 깊다는 정도...그리고 올림픽 보니까 참 아름다운 나라였다. 여기서 일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문화적인 자존심이 매우 센 사람들이다. 한국 사람들을 존경하게 됐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은.
"오는 4월에 한국에서 행사가 있어 처음으로 찾게 된다. 이태원에서 쇼핑도 하고 싶고 민속촌과 현충사도 가보고 싶다. 2002년 월드컵 때도 방문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태권도를 이렇게 발전시켜온 한국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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