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분단의 상징으로 통일을 꿈꾼다.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터 '우리 탕제원'을 찾아

등록 2000.03.26 14:42수정 2000.03.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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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돌아간다면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리시는 '비전향 장기수' 양희철 선생님. '비전향 장기수'는 현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에서 '형법 제98조 간첩죄를 적용 받거나 국가보안법, 반공법에 의해 7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양심수'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향 장기수' 5명이 함께 모여 생활하고 잇는 '우리 탕제원.' 양희철 선생님께서 직접 대문에서 기자를 반겨주셨고 그 집으로 들어서자 한약냄새가 집에서 풍겨왔다. 선생님들은 모두 분주하셨다. 조찬선 선생님(72, 30년 복역 91년 출소), 규한욱 선생님(90, 37년 복역), 안학섭 선생님(71, 44년 복역 95년 출소), 양희철 선생님(66, 37년 복역 99년 출소), 신인영 선생님(72, 32년 복역 98년 출소). 5명 모두가 30년 이상 차가운 감옥에서 보내신 선생님들은 북으로 귀환될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계셨다.

"영리추구의 목적은 아니야. 그저 양희철 선생이 한의학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그러한 기술을 쓰지 않는 것보다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무료로 침도 놓아주고 약재 값만 받아서 약도 지어주고 있는 것이지"라고 신인영 선생님은 탕제원의 성격에 대해 밝히시고 "주민들의 반응도 좋아"라며 보람도 느끼고 계시다고 말씀하셨다.

비전향 장기수는 서울과 광주, 과천,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 7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 북에 연고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천주교장기수가족후원회, 불교장기수후원회, 민중의 기본권보장과 양심수전원석방을위한 공동대책위원회(민권공대위) 등 27여개의 단체가 모여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의 송환을 위해 기자회견과 토론회등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지금 80~90 가까이 된 사람들이 많아요. 또 환자들도 많지요. 여기 같이있는 신인영 선생도 지금 골수암으로 투병하고 있고 류한욱 선생도 몸의 왼쪽을 쓰지 못하고 있어요"라며 양희철 선생님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송환을 이야기했다.

그는 또 김인서 선생이나 함세환 선생, 그리고 김영태 선생 같은 사람은 전쟁포로입니다. 전쟁포로는 제네바 협정상 원적지로 송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죠. 그런데 정부는 그들을 45년이 넘게 송환하고 있지 않은 것이에요"라며 국제적인 합의까지 무시하는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시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들은 30년 이상의 수감생활에서 정권이 요구하는 '준법서약서'에 반대하였다. 이러한 수감생활에 대해 양희철 선생님은 "고집이 없으면 안되요. 고집이라는 것은 자신의 믿음에 대한 주장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믿는 것이 올바른 삶이죠"라며 주먹을 쥐셨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문제는 일반 여론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들의 송환을 이한 홈페이지가 개설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송환문제는 전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 사회적으로 우리들의 문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미흡해. 더 많은 여론이 형성되어야 하지. 정작 이땅에서 범죄를 저지른 미군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미국으로 가는데 우리들이 북으로 가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되는 것 같아?"라며 반문하시는 신인영 선생님은 주한미군에 대해 화가 나시는 듯 목소리를 높이셨다.

"우리를 장기수라고 부르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어. 물론 감옥에서는 나왔지만 지금도 보안관찰법으로 감시를 당하고 있잖아. 한 마디로 '좁은 형무소에서 넓은 형무소'로 옮긴 것 뿐이야"라며 석방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공안기간의 감시에 대해 세계에서 2번째로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하신 안학섭 선생님은 지가에게 차근차근 말씀하셨다. "보안관찰법으로 3개월에 1번씩 신고를 해야해. 그리고 제한된 지역에서 벗어나게 되면 또 신고를 해야되고..."

비전향 장기수들은 단순한 송환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송환으로 통일이 한 걸음 당겨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탕제원에 계시는 선생님들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셨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송환보다 귀환에 가깝습니다. 서로 쉽게 오갈 수 있는 송환을 바라는 것이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국가보안법도 없어질 것이고 통일도 빨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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