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패권쟁탈전' 공연은 막을 내려라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현대 인사파동을 보고

등록 2000.03.26 16:50수정 2000.03.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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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조선호텔 2층 라일락-튜울립룸.

 지난 14일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의 인사조치 파문으로 막을 올린 `대국민 재벌패권다툼 코메디'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었다.

 10여일이 넘게 공연된 이 연극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현대 이틀 천하'의 무대 주인공이었던 정몽헌 회장은 다시 정몽구회장으로 바뀌었다. 감독인 `왕회장'의 마지막 반전은 이번 코메디를 볼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관중(국민)들로서는 `본전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난 것이다.

 노동자, 서민 등 수많은 국민 관중들이 이 코메디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정몽구, 정몽헌 두 주연배우의 뛰어난 연기를 보고 싶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관객 일부는 그 코메디를 만들도록 돈을 댔던 투자자였고 돈을 내고 그 코메디를 본 관객이었으며 코메디극의 보이지 않은 조연들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대다수 국민대중 관객들은 이번 코메디를 원하지도 않았다. 어쩔수 없이 관객으로, 조연으로, 투자자로 들러리를 설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주연배우들의 주변 사람들에 의해 각색돼 무대에 올려진 이번 코메디에는 언론의 선전도 한 몫했다. 돈벌이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작품을 만드는데 5%도 투자하지 않은 '감독'의 막판 말 한마디로 작품 전체의 줄거리와 상관없이 주인공이 결정됐다. 왜 그 주인공이 피날레를 장식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답이 없다. 언론도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


 물론 현대라는 극단주의 `왕감독'이 고도 경제성장을 주제로 수많은 연극을 해왔고 극 발전에 이바지한 것에 관객들은 일정부분 `공(功)'을 인정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극 평론가들은 지명도 높은 몇몇 감독들이 `재벌문화 정착' '정경유착과 문어발확장' '1인 보스와 가족경영' 등의 엉터리 작품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준 '과(過)'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과거 재미없고 알맹이 없는 각본으로 국민이란 관객의 시선을 잡지 못한다고 평론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전문적 식견을 갖춘 '진짜' 주연이 나와 짜임새있고 내용이 꽉찬 연극을 관객들은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왕감독'들은 아직까지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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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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