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코리아타운의 `유별난' 교육열

등록 2000.03.27 21:12수정 2000.03.2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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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교육주간지인 `에주케이션 위크(Education Week)'는 최신호에서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의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유별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 주간지가 7개면에 걸쳐 보도한 특집기사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어느 화요일 오후 코리아타운 인도는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로 가득찬다. 이중 많은 학생들이 귀가하기 보다는 학원 등 사설교육기관에서 몇시간씩 방과후 수업을 받는다. 한인업소록에 따르면 집이나 교회 밖에서 이뤄지는 이런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설 기관만 3백여군데에 달한다.

이들 사설학원은 한달에 평균 250-350달러를 받고 영어.수학 등 기초과목과 피아노.컴퓨터 등을 가르치는데 최근 몇년사이 수강생은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학원들은 자기 학원에서 공부한 학생이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음을 광고하며 학부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4년 한국에서 이민온 J. 그레이스 윤 윌셔초등학교장은 이 학교에 다니는 한인 자녀의 80%가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가정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윤 교장은 '학부모들 대부분이 자녀들이 좋은 교육을 받길 바라고 있으나 학교교육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것같다'고 말했다.

한인 부모들이 방과후 교육에 관심이 높은 것은 우수학생들이 많은 `매그닛 스쿨'이나 사립명문 학교에 자녀를 입학 또는 전학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 한인 학부모는 '학인 부모 대다수가 매그닛 스쿨에 아이들을 보내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다른 도시로 이사하더라도 매그닛 스쿨을 찾는다'고 말했다.

LA교육구의 학생 70만명중 아시아계는 4%에 불과하지만 이중 12%가 매그닛 스쿨에 다니는 반면 70%를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학생 중 불과 37%만이 매그닛 스쿨 학생이다.

이런 교육관행은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위해 과외와 보충수업을 받고 있는 한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교육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미국에서 이런 방과후 프로그램은 자녀의 성적향상을 바라는 학부모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타운 거주 인구의 절반은 히스패닉계이지만 이들이 운영하거나 히스패닉계 아이들을 위한 사설교육기관은 거의 없다. 한국계 학생들은 대개 히스패닉계 학생들보다 성적히 뛰어난 데 이는 방과후 교육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계는 캘리포니아주 거주 아시아계 400만명(주 전체인구의 약 11%)중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LA 코리아타운은 1900년대초 미국 이민이 본격화된 이래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가 됐다. 90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25세이상 한인의 55%가 대학교육을 받았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민전 한국에서 사무직(화이트컬러)에 근무했다.


이런 배경으로 볼 때 한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학업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한국계 이민자들은 언어문제가 있으며 화이트컬러직 종사자가 드물다. 그러나 한인들은 교육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다. 교육은 오랜 유교적 가치관의 근간이기도 하지만 신분상승의 기회이기도 했다.

미 유일의 한국학교인 윌셔초등학교의 윤 교장은 '교육은 유일한 성공 변수'라며 '교육받지 못하면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립계열대학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박계영교수(인류학)는 많은 한인 부모들이 특히 아이비 리그 대학을 선호하고 있다며 '자녀이름을 `프린스턴 킴'으로 지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일부 한인 부모들은 교사가 자녀에게 숙제를 많이 내주지 않으면 불평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아이비 리그에 진학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며 자녀들에게 부모의 삶을 강요하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성적에만 집착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재능과 자신감을 살려주고 학교의 다양한 그룹 및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토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파원리포트: 로스앤젤리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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