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제 민주주의할 것인가?
선거에서 밀실공천과 보스공천에서 거의 완벽하게 벗어나 있는 영국에서조차도 아직도 민주주의가 덜 되었는가? 그들은 얼마나 사치스럽길래 이 시대에도 이른바 <10대 요구사항>이라는 것을 요구하는가?
1988년 영국의 <88헌장운동>은 아래 전재하는 바와 같은 10대 요구사항을 전개하였다. 우리나라라면 새천년 <2000 제3건국운동>이라고 하여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그중에 제1은 공천민주화를 통한 정당 내부민주주의 확립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여야가 밀실공천과 하향식 공천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사치의 극단을 치닫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과연억지 춘향 식으로 당헌당규를 급히 고치고 공천신청 재공고를 당원들 의사와 상관없이 해야만 하는 해당 정당 차원의 고통만이겠는가?
당원이나 유권자가 누가 언제 고통을 제기하였는가? (총선시민연대는 민노당이나 청진당은 차치하고라도 이들과 얼마만큼 연대노력을 기울였는가?) 함운경 씨가 겨우 초보적인 판결을 얻어냈을 따름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본다면 완벽하게 상향식 공천제를 취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는 거의 완전한 당내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민주주의가 만개한 줄로만 알고 있는 영국에서 별 볼일 없는(?) 사소한 시민운동단체에 불과한 <88헌장운동>이라는 곳에서 무슨 무슨 "민주주의 요구"를 한다는게 과연 있을 법하며, 한다고 하더라도 도대체 무슨 요구를 하며 무슨 성과를 낼 것인가 하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도정은 끊임없이 그 완성을 향하여 치닫는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에 영국의 <88헌장운동>이 출범하던 1988년 당시의 발기문 문건을 소개하기로 한다. 이것은 그들의 홈페이지인 www.charter88.org.uk 에 수록되어 있으며, 영국정치의 민주화 10대 요구사항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토록 선진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영국에서까지도 아직 안하고 있으면서 이제서야 요구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를, 우리나라에서는 집권당에서조차 소수당이어서 국회가 통과시켜주지 안했다고 해서 위헌신청한 바 있는 비례대표제를 과연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어느 당도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지는 않다. 성격상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어쨋든 그 적실성을 떠나서 왜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는가를 잘 알아야 하겠다.
영국의 경우 무슨 국민대표성의 정확성을 기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순전히 부패고리 근절과 척결을 위해서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거대 양당에 속해야만 집권하거나 그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부패구조를 영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도 역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은 엄존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3.1 독립선언에 뒤이은 민주주의선언서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4.19, 반유신투쟁, 부마항쟁, 광주민중항쟁, 6.10시민항쟁 등이 있었지만 80년대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 선언서는 과연 무슨 그리고 어떤 내용으로 언제 발표되었는가? 아니면 조만간 누군가 어디에서 발표할 것인가?
아마도 국민들과 오마이뉴스의 독자들이 공동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총선 국면에서 너무 어렵게 다가오는 이야기만을 한 것 같다. 총선에서 우리는 오히려 원론에 더 충실해야 되지 않을까? 민주주의 원론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중국, 일본, 소련 등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고 우리의 민주역량과 통일 역량 등을 실질적으로 고려한 대안적 성격의 민주주의 선언서를 작성해야 되지 않을까 ?
1988년 당시 영국 <88헌장운동> 최초 헌장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통치자들의 자선에 너무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계속해서 통치자들의 소유물로 되어 있으면서, 시민으로서 우리 자신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서보다는 객체로서의 우리들에게 일정량씩 배급되어지고 있는 형상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 해왔던 자유를 실제적인 것으로 만든다고 하는 것은 곧 그것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가져와야 함을 뜻합니다. 이제 영국에서 정치적, 시민적, 인간적 권리를 요구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입헌구조를 요구합니다.
1. 권리장전에 따라 평화적 집회, 결사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자유, 재판없이 구금되지 않을 자유, 배심 재판, 프라이버시, 표현의 자유 등등의 기본권을 소중한 것으로 지켜내야 합니다.
2. 정부의 집행부의 권한 및 기타 특권 등을 누가 행사하든 간에 법의 지배에 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3. 정보의 자유 및 개방적이고 열린 정부를 확립하도록 해야 합니다.
4. 비례대표제라고 하는 보다 공정한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5. 상원을 개혁하여 민주적이면서도 세습적이지 않는 제2의 의회를 설립토록 해야 합니다.
6. 정부의 집행부를 민주주의가 회복된 의회의 권력 아래에 두고 모든 정부 산하기관들을 법의 지배 아래 두도록 해야 합니다.
7. 개혁된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8. 국가 및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에 있어서의 모든 권력남용에 대하여 법적 시정 절차를 마련하도록 해야 합니다.
9. 영연방 국가들간 그리고 영국의 중앙정부, 지역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상호간 형평성있는 권력배분이 이루어지도록 보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10. 이상과 같은 개혁조처들이 통합되도록 하기 위하여, 보편적 시민권이라는 이상에 근거한 성문 헌법을 마련하도록 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명문 규정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내용이 실현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의 힘으로서만이 자유, 민주주의, 법 앞의 평등 등을 스스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목표들이 모든 사람에게 양도되어질 수 없는 권리에 속하게 되었을 때 더욱 더 잘 요구되어질 수 있고 보다 효과적으로 획득되며 지켜질 수 있습니다.
이제 이상의 요구사항에 여러분께서 서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기미독립선언서를 교과서에 싣고 학창시절 그것을 암송해왔다. 우리에게는 국민교육헌장 아닌 민주주의 선언서를 언제 갖출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시대 그 변화된 양상은 얼마든지 가능할 터이다.
문성호 (한국정당정치연구소)
www.kop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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