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자란 이름에 침을 뱉는다 4

부정부패 척결운동은 어디로 갔나?

등록 2000.03.28 11:42수정 2000.03.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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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왕따라는 걸 들어보셨나요?

요새 유행하는 말 중에 '왕따'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사회집단에서 특정한 누군가를 따돌림하고 괴롭히는 것을 빚대어 하는 말이지요. 저도 이 왕따라는 걸 당했습니다.

작년 10월 23일∼24일 신문사에서는 편집국 연수회를 갔습니다. 경기도 양평 대명콘도에서 진행됐는데, 여기서 웃지도 못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편집국 농정팀 수석기자인 L기자가 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L기자는 "너, 이 새끼, 넌 제일 악질이야, 너 한번 죽어봐라"는 폭언과 함께 안경을 낀 저의 얼굴을 유리컵으로 때리고, 주먹과 팔꿈치로 제 허리를 구타했습니다. 이 사건 뒤에 편집국 기자들은 "기자들끼리 술먹고 그럴 수 있다"면서 이 사건을 덮어버리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기자들 사회에서 폭력이 만연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이 사건 전에도 이유없이 한 선배기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을 입사 초기에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으로 2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에도 허리가 아파 제 돈을 들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있을 수 없다고 회사에서 원칙적인 처리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전 기자들과 회사로부터 왕따를 당했습니다.

처음에 징계를 받았던 그 L기자는 자신의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동료기자들과 세력을 형성해 회사를 상대로 싸웠습니다. 폭행 사건 이전에 없었던 노동조합이 기자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는데 노동조합이 직접 회사에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전 그들 선배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있을 수 없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L기자와 이를 방관한 Y기자에게 기자회(신문사 기자들의 자주적인 모임)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들어 제재를 가해 주십시오." 하지만 그들은 답했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 하지 말라"

세력이 강성해진 노동조합과 기자들은 회사에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
"사측은 오판하지 말라. 우리는 지난 (12월) 16일의 성명서에서 회사의 발전과 정상적인 노사협력을 위해 부정부패 척결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간 잘못에 대해 그동안처럼 책임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오판하지 말라. 우리는 이미 축적된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그동안 일부 경영진이 회사자금을 수없이 낭비한 경영과실에 대한 책임, 자금의 편법 전용의혹,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각종 부조리를 하나하나 파헤치고 공개하고, 그에 따라 조치할 것이다. - H신문노동조합"


그러나 그들은 각종 부조리를 파헤치고, 조치하는 실천을 하지 않았습니다. 2000년 들어 전 그런 기자들에게 심한 좌절감과 분노를 가득 안은 채 기자회비를 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이는 기자회를 탈퇴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기자회는 이를 문제삼아 저와 같은 입장을 취한 4명의 기자를 기자회에서 제명시켜 버렸습니다. 그들은 저를 완전히 조직적으로 왕따시켜 버린 것이지요.

그러다 올해 저는 4층 편집국에서 3층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기자들과 노동조합이 앞장을 서서 그들에게 문제부서였던 정보문화부를 완전히 3층으로 밀어내 버렸습니다. 완전히 편집국 기자사회에서 그들의 논리와 이해관계에 따르지 않는다고 배제되어 버린 것입니다.

당시에 편집국 한 간부가 기자들의 제작거부 사태에 대비, 신문발행대책이 담긴 문서를 작성했는데 이를 노동조합이 입수를 했습니다. 노동조합은 이를 노동조합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문서작성자를 파면하라는 요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처음엔 징계가 정당함을 확인하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노동조합은 앞서의 유인물 처럼 각종 게시물을 통해 회사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의 문제를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것과 "부정부패 척결운동을 벌여나가겠다"는 것 등등. 그들은 이런 요구사항앞에 징계를 당한 L기자의 원직복귀 등을 줄기차게 주장했습니다.

노동조합이 계속 압박을 가하자, 회사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경영상의 문제점이란 무엇이었을까요? 구체적인 사실은 잠시 접어두고, 다만 다음의 이야기만은 하고 싶습니다. 저는 폭행사건으로 발생한 일련의 상황이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바랬고, 수차래 대표이사 사장과 회장과도 면담을 가졌습니다. 2000년 1월 중순 H 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금의 노동조합의 요구는 분명 부당한 것입니다. 회사의 인사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대처하십시오. 하지만 노동조합에서 말하는 것처럼 회사에 큰 문제와 경영진의 잘못이 있다면 법적인 책임까지 지십시오."

그러나 H 회장은 말했습니다.
"현재 노동조합과 합의점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준희 기자가 폭행을 당하고, 억울한 것은 알지만 이준희 기자가 이해를 해 줬으면 한다. 앞으로 노동조합이 회사의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로 했다."

세상에 노동조합과 회사가 모종의 거래를 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 거래 내용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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