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 한 대를 장만하기 위해 오늘 우체국엘 갔다. 집에도 인터넷PC가 한 대 정도 있긴 있어야겠는데 일시불로 사기엔 좀 부담스럽고, 카드로 사자니 할부수수료가 너무 비싸 정보통신부의 인터넷PC 보급정책을 이용키로 한 것이다.
인터넷PC 적금에 가입하려고 왔다니까 우체국 직원이 기종은 정했느냐고 묻길래 “펜티엄Ⅲ 600Mhz PC”라고 답했는데, 그 순간 우체국 직원 얼굴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띤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런 기종은 없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 명의로 지난 28일 “프로세서의 성능을 600Mhz로 향상시키고 램을 128MB로 늘린 업그레이드 인터넷PC 를 30일부터 보급한다”는 발표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의 우체국 직원은 상급기관에서 지침을 받은 바도 없고, 전혀 들은 바도 없단다. 마치 내가 뭔가 잘못 알고 공연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투다.
600Mhz, 128MB로 업그레이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터넷PC 장만을 결심했는데, 우체국에서 딴 소리를 하니 정말 답답했다.
마침 그때 정보통신부의 보도자료 프린트물을 갖고 있던게 있어 내가 이를 보여 주자 그제서야 우체국 직원은 수긍을 하는 표정이다.
적금에 가입하고 돌아나오면서 나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국민들에게 생색(?)내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정작 그 내용을 알아야 할 일선 우체국에선 발표가 나온지 이틀이 지나 업그레이드 PC 보급 개시일이 되도록 아무것도 모른 채 있도록 방치한 정보통신부의 태도 때문이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해먹는다고 했는데, 이건 완전히 정보통신부와 일선 우체국이 따로국밥으로 놀아 이용자들만 헷갈리게 하고 있다.
덕분에 나같은 사람은 우체국 직원과 쓸데없는 시비를 가리고, 잠시나마 ‘내가 혹시 잘못 안건가’ 하는 의문에 사로잡혀야 했으니….
어쩌면 지금쯤 예의 우체국 직원은 상급기관에다가 인터넷PC 업그레이드 관련 지침이 내려온게 없냐며 확인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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