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부대의 여가생활이 바뀐다

술마시고 노래하기에서 연극보고 밥먹기

등록 2000.03.31 15:27수정 2000.04.0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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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사람들은 문화생활하면 극장(영화)을 많이 찾는다.
연극이 비싸기도 하지만, 왠지 좀 부담스럽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면 값싸고 의상(?)없는 연극의 첫경험의 충격때문일까?

강남의 유씨어터(대표 유인촌)라는 연극공연장은 직장인들의 퇴근시간과 강남의 교통의 고려하여 평일 8시 공연시작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극장이다.


이 곳에서는 대학로의 극장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일딴 외관부터 강남의 큰 건물들이 늘어선 대로변에서 멀지않는 곳에 스튜디오처럼 예쁘게 생긴 건물에 녹색과 베이지의 산뜻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지하 1,2층에 200여석의 극장내부는 구둣발소리가 울리는 마룻바닥에 검정 의자를 정돈되게 늘여놓은 좌석을 비추는 은은한 조명과 무대와 객석을 구분짓는 막따위는 없이 무대의 세트가 운치있게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지하 1층과 2층사이엔 깨끗한 화장실과 로비... 작은 베란다 형식의 흡연실, 극장의 차기 작품 비디오 상영 등...

(내가 이렇게 극장을 쓸때없이 묘사는 것은 어제 극장에서 연극관람 중의 객석의 분위기가 극장 내부와 더욱 어울겼기 때문이다.)


요즘 극장에서는 유씨어터의 봄 레퍼토리 "미친키스"를 공연중이다.
연극에 문외한이 아니라면 "미친키스"가 어떤작품인 줄은 짐작하겠지만, 처음이라면 여자의 빨간 입술이 선정적인 두 남녀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만 본다면 혹시 컴컴한 극장에서 가슴이 울렁거릴 흥분을 주는 공연이 아닐까고 얼굴 붉히며 매표소를 어정거릴지도 모르겠다.(내용이 알고픈 분들은 나중에 공연평 올려드릴께요)

어제따라 극장앞에는 양복에 넥타이를 곱게 멘 셀러리맨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매표소 앞에서 출석을 정검하며 표를 나누어주고... 서로 인사를 하고...


매표소 앞 간이 조명아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악사의 미니 포퍼먼스와 썩인 양복아저씨들의 담배연기...
참 묘한 풍경이다.


8시, 공연시작을 알리는 진행요원의 안내를 받은 관객들은 놀랍게도 반이상이 양복부대들이다. 연령층마저도 다양하게.

시작 10분정도는 늦장 입장객의 구둣발소리가 좀 언짢기는 했지만, 참 객석의 풍경이 점잖고 조용하고 멋있더라.
검정색의 객석의자와 점잖은 셀러리맨의 양복이라니... 거기에 은은한 객석조명, 무대의 하얀색 세트들...


공연이 끝난 후 극장밖에서는 2~30여명의 네타이 부대들이 모여 간단한 공연평과 함께 맥주니 식사니 하면서 뒤풀이를 하러 가고 있었다.

요새는 직장인들도(특히 상사를 포함한 남자들) 모여서 술집을 전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관, 극장, 스포츠 등을 함께 한후에 간단히 맥주를 마시는 모임을 많이들 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얼마나 보기 좋은 풍경인지.

얼마전 한국의 놀이문화의 부재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노래방, 소주방, 호프집, 오락실...
놀이문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즐길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은 아닌지.
누군가가 나를 즐겁게 해주길 기다리고, 돈을 들여 놀아야만 하는것은 아니다.

이제, 문화를 느낄 마음을 열고 주변을 둘러보자.
내가 접해보지 않았다고, 모르는 내용이라고 겁먹지 말고.
모이면 술집과 노래방이 아니라 우리만의 즐거움을 줄 놀이문화를 만들어보자.

넥타이 아저씨들 어제 정말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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