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한번 신나게 달려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다. 기분이 너무 좋거나, 아니면 반대로 별로 좋지 않을 때 등이다.
그러나 마음뿐 실제로 달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도로사정이란게 거의 어느 곳이나 빽빽하게 차로 들어차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곳이 그리 흔치 않다는게 그 첫번째 이유이고, 도로사정이 된다 해도 속도제한이란 것 때문에 마음껏 달릴 수가 없다.
기껏 좀 달릴 수 있는 곳이 고속도로인데, 우리나라에서 제한속도가 가장 높다는 중부고속도로조차 110킬로미터가 한계다. 벌점을 안받는 한도내에서 맥시멈으로 달린다고 해봐야 129킬로미터가 고작이다.
한번 신나게 달려보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을 때 나는 애꿎은 내 차를 원망하곤 한다. ‘너는 왜 쓸데없이 힘(?)만 좋아가지고 나를 유혹에 빠뜨리고 실망에 젖게 하는거니?’하고.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는 소형차들조차 대부분 속도계에 최고시속 200킬로미터가 표시돼 있다. 그리고 실제 주행을 해봐도 최고속도 200킬로미터로 표시돼 있는 차는 170~180킬로미터 정도는 무난히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면 뭐하냐는 것이다. 차 성능이 아무리 빵빵하고, 그래서 최고시속이 200킬로미터 가까이 나온다 해도 달릴 곳이 없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개폼 잡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페라리의 최대 장점은 빠른 속도인데, 국산 소형차조차 제 힘껏 달릴 수 없는 우리나라 상황 하에서 그런 차가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싶어서다. 폼생폼사하는데 외에는 달리 쓸 데가 없는데, 그렇게 쓰기엔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카는 좀 아까운 차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긴 이런거다. 즉, 교통법규가 됐건 차가 됐건간에 현실을 좀 직시하고 만들자는 말이다. 60~70년대 차와 도로여건에나 어울릴 제한속도를 고치던가, 아니면 시속 200킬로미터 혹은 그 이상씩이나 낼 수 있는 차의 성능을 좀 낮추자는 것이다.
이 얼마나 낭비인가?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 놓곤 60~70킬로미터 도로로 밖에 활용 못하는 것이나 시속 2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어 고작 100킬로미터 내외에서 사용한다는건….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한바탕 신나게 달려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곤 한다. 도로도 되고, 차의 성능도 뒷받침이 되는데 왜 안 그렇겠는가? 도로의 제한속도를 상향조정하든지, 아니면 차의 성능을 떨어뜨리든지 해서, 누가 제발 날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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