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허준>, 도대체 뭘 보여주겠다는 건가?

등록 2000.01.31 00:00수정 2001.02.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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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허준>을 보노라면 이게 도대체 허준인지 뭔지를 모르겠단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어제(4/10)부로 41회인가 42회분이 방영됐는데,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스피디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방영횟수 연장을 위해 무리하게 여기저기 온통 엿가락처럼 잡아 늘인 흔적 뿐이다.

무리한 잡아늘이기의 흔적중 대표적인 것은 불필요한 주변사람들의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는 것.

물론 주인공이 허준이라고 해서 계속 허준만 나와야 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란 허준의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는 일 등을 통해 드라마를 채우는 것이 순리인데, 종종 이와는 거리가 먼 삼천포로 빠져버리곤 한다.

이를테면 예진 아씨와 사랑에 빠진 이종명인가 하는 벼슬아치의 경우도 그중 하나인데, 그가 예진 아씨를 짝사랑하는 일이 허준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렇게 장황하게 묘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별 관계도 없는 일들로 드라마를 잡아 늘이다 보니, 어떤 때는 허준 그림자도 안비치고 1회분 50분의 방영시간중 10~20분 정도가 그냥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제작사인 MBC는 당초 40회분으로 제작일정을 잡았다가 드라마가 뜨자, 갑자기 방영횟수 연장을 선언했다. 원작소설에는 나오지 않는 허준에 관한 새로운 일화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드라마에 반영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당초 예정했던 40회분이 지난 지금 MBC가 드라마 방영횟수 연장을 결정한 이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나는 전에 드라마 <허준>의 원작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드라마 <허준>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이라곤 아직 보질 못했다.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MBC가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는 계속 지켜봐야 알겠지만, 만일 끝내 인기드라마의 방영횟수 연장을 위한 무리한 잡아 늘이기식 제작이었음이 밝혀진다면 MBC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며, 공신력을 크게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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