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7일 저녁, 전주시청 광장은 수천명을 헤아리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념 콘서트가 열렸기 때문이다.
유명한 가수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인지, 아님 공짜라서 그런진(아마 둘 다겠지?) 몰라도 좁지만은 않은 전주시청앞 광장이 발 디딜 틈조차 없이 꽉 들어찼다.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현철이는 안왔어?”하는 아저씨 아줌마들에서부터 애 잠잘 시간에 갓난 아기를 들쳐업고 나온 새댁 등등 참여계층도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나 역시 관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건 스타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중고등학교 학생들.
콘서트 시작 시간이 8시30분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1~2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이들은, 무대 앞쪽에 포진해 클론 등 스타들이 나와 열창할 때마다 환호성을 내지르며 열광했다.
간혹 뒤늦게 콘서트장에 도착한 열성파 학생들은 준비된 좌석은 물론, 마땅히 서서 볼만한 자리도 없자 인근 가게에서 의자를 빌려다간 그 위로 밟고 올라가 스타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콘서트가 끝날 무렵. 8시30분에 시작된 콘서트는 밤 11시 가까이가 돼서야 끝이 났는데, 전주 시내버스는 보통 10시30분~40분 정도면 시내에서 자취를 감추는 터라 차가 없었던 것이다.
콘서트를 볼 때는 거기에 푹 빠져 있느라 생각을 못하다가, 막상 시내버스가 끊어진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발을 동동 굴렀다. 택시라도 잡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한꺼번에 수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몰려 나오다 보니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덕분에 수지가 맞은 것은 전주시내 택시기사들이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짭짤한 합승 수입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합승은 기본, 여건만 허락되면 3팀, 4팀도 마다않고 함께 태워 돈을 따따블로 벌어 들이며 즐거워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행사 주최측은 왜 콘서트 시간을 그렇게 늦게 잡아 이런 문제들을 야기시켰느냐는 것이다.
행사 성격상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것쯤은 물론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 행사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콘서트 시간을 늦은 시간대에 배치한 것이 부득이한 일이었다면, 하다 못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그날 하루만은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좀 연장한다던지 하는 조치라도 취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콘서트를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내는 바람에 이날 학생들은 귀가 시간이 늦어져 부모님들의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됐고, 시내버스가 끊어져 귀가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얼마 안되는 용돈을 택시비로 날려야 했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기념한 이날 콘서트는 출연가수들도 좋았고, 무대장치 조명 등 모든 것이 좋았지만,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게 매우 아쉬웠다.
덧붙이는 글 | ※어울리지도 않게 그런 콘서트에 내가 갔던 이유는 회사의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꽃축제를 열기 위해 거금을 들여 시청 광장에 만들어 놓은 꽃동산을 지키라는….
나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꽃을 짓밟으려는(?) 콘서트 관객들을 온 몸으로 저지함으로써 꽃동산을 무사히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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