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절들과 거리 곳곳에 크고 작은 연등이 내걸린다. 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불자로서 부처의 뜻을 따라 세상을 널리 밝히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이 연등들을 보노라면 문득문득 가슴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연등에 들이는 돈 때문이다.
솜씨가 좀 서툴더라도 예불하는 마음으로 개개인이 정성껏 연등을 만들어 달면 좋을텐데, 이를 돈으로 해결하려 드는 태도가 일단은 못마땅하고, 또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연등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도 못마땅하다.
들리는 바로는 일부에선 시주를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에 따라 연등이 내걸리는 위치마저 달라진다고 하니, 불심이야 어쨌건 돈만 많으면 부처 곁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드는 사람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 리가 없다. 실천도 마찬가지다. 그저 저 혼자 잘 살게 해달라고 비는게 고작일 것이다. 사이비 불제자다.
다른 여러 종교도 마찬가지지만, 불교는 구복신앙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등을 밝히면서 부처의 가르침이나 불교의 참뜻을 생각하기보단 자신의 안락과 영달을 기원하는 구복신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등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기보다는 돈을 들이는 데 더 열중하는 태도가 바로 이의 반증이다. 구복신앙에 매달리면 부처의 가르침을 인간과 사회에 구현하기 보다 개인의 출세와 행복에 치중하는 신앙행태를 보이게 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상구보리 하고 하화중생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자신을 비춰보고 쉼없는 수행을 통해 참다운 나를 만들어 가는 동시에 가진 것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는 부처의 가르침이나 불교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럴 바엔 차라리 연등을 밝히지 않는 편이 낫다. 이기와 탐욕으로 가득찬 연등을 밝히기보단 차라리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게 부처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지름길임을 왜들 깨닫지 못하는지….
연등보다는 사람들 마음 속의 등불이 더 환히 빛나는, 그런 '부처님 오신 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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