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주최로 열린 5월 여성제 기념식에서 '5월 여성상' 수상자 시상이 있었다. 올해로 2회를 맞은 5월 여성상은 5.18 민중항쟁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의미에서 민주적 생활 공동체와 역사의 주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온 여성들을 알려내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반숙희(41)씨는 현재 우산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다. '사회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여성'으로 전교조가 추천하여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에서 선정하게 되었다.
반숙희씨는 80년 민중항쟁 당시 서울에서 교생실습을 마치고, 81년 중학교 교사로 첫발령을 받았다. 사립학교 환경과 자신의 교육이상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고 게다가 지식은 가르치는데 감동을 줄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 1년만에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혼자서 대학을 다시 다닌다는 생각으로 YWCA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당시 3-4년 동안 대학 때 봤어야 했던 철학, 문학책 등을 읽게 되면서 여성운동을 하고자 했으나 사회단체의 경제적인 여건상 간사 채용이 힘든 상태였고, 일하는 동안 학생들을 접하게 되다보니 다시 학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87년 재부임하게 되면서 사립학교 개혁과 전교조 합법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먼저 수상소감은?
"전교조 합법화와 교육민주화를 비롯 양성평등교육을 위해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 온 여교사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상 앞에 '5월'이라는 말이 붙어 부담스럽기도 하고 너무너무 부끄럽다.
여성단체연합이 한 사람을 찾아 살아온 것을 격려해줘서 전교조 여교사들의 모두의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부 장관상도 이렇게 자랑스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수상 배경 중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사립학교 내 여교사들 권고사직 타파에 대해?
"다시 부임한 사립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시 사립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기부금과 여교사들의 경우에는 결혼이전까지만 다닌다는 각서가 필요했다. 나 역시도 5년만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들어갔다.
일단 들어가서 악습을 없애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같은 여교사들과 함께 교육부의 정년 65년을 제시하며 재단측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교사들 권고사직 강요하지 말라'는 것을 첫 번째 개선안으로 들고 당시 전교협을 통해 사립학교 교사들과 만나면서 이 요구안을 파급시켰다.
광주전남지역은 87년 당시 권고사직은 천천히 없어지게 되었고, 기부금은 장학금으로 환원하게 했다. 다른 지역에도 '사례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활동을 해오고 있다."
*남다른 교육방침으로 학생들은 물론 주위 교사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다들 하는 교육일 뿐이다. 내가 특히 주안점을 두는 것은 성평등 교육이다. 말, 행동, 옷, 행사 하나에 나타난 여성상에 대해 꼼꼼히 신경 쓴다.
수업시간에 토론시간 있으면 TV드라마나 노랫말 등에 나타난 성차별에 대해 조사하는 등 의도적으로 성평등에 대한 토론을 배치한다. 학교교육에 나타난 성차별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교육부에 건의해서 교과서 내용이 다소 바뀐 것도 있다.
또 역사, 시사 문제 등은 비록 중학생이지만 우리의 생활이므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역사와 통일 문제에 중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학교현장에서 할 수 있는 교육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매년 5.18과 통일교육은 일관되게 실시하고 있다. 5.18 상황 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하고, 5월시를 낭송하게 하기도 한다. 학생회를 통해 당일 아침 묵념을 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틀게 하기도 했다.
올해 5.18 관련수업은 구묘역을 방문하는 것이다. 5.18과 이후 열사들을 미리 구분해준 후 각자 구묘역을 방문해 사망 이유, 장소, 때, 묘비명 등 10사람에 대해 조사하고 느낌을 쓰게 하는 것이다.
해마다 하고 있는 수업 중 하나는 북한알기 퀴즈대회다.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교육이 성과를 나타낸 것인지 저번 수학여행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북한 어린이 돕기 모금운동을 하여 적십자사에 보내기도 했다."
*학교행정이나 교육관련해서 요즘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학교 행정에 대한 문제는 말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하고 있다. 오늘도 교무실에서 목소리를 높였었다. 아무리 좋은 학교도 고칠 점은 있게 마련이다. 고칠 점이라기보다는 발전을 위한 계획을 짠다고 생각하면 쉽게 풀릴 것 같다.
교육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수석교사제를 실시해서 선생님들 등급화 하는 것 몹시 서운하다. 등급화해서 상주는 것보다는 수업일수를 줄여줬으면 좋겠다. 수업자료 만들고 과제물 읽으면 거의 9시에 퇴근하게 된다. 이번 주는 11시에 퇴근할 정도였다.
또 교육발전 종합대책안을 제시하면서 교사들에게 연수학점을 따도록 하고 있어 대학원 진학과 해외연수를 부추기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자기공부는 자기스타일대로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요구하고 개선하려고 하면 지칠때도 많다. 항상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나 자신에게도 자꾸 이 말을 되뇌이며 용기를 얻는다. '작은 것을 바꾸는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른다. 하지만 바꾸지 않으면 절대 발전이 없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주 전남지역은 다른 분야는 진보적인데 왜 여성문제에 대해서는 답답하고 보수적인지 모르겠다. 화합과 평등을 지향하는 21세기에 다 해결되고 마지막 남는 것이 있다면 남녀평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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