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악의 수돗물오염사고로 사망자 발생

우리나라도 EU,미국 수준으로 수돗물기준 강화시켜야

등록 2000.05.27 18:44수정 2000.05.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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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돗물안전성과 관련한 논쟁이 가열되는 시점에서 캐나다에서는 최악의 수돗물오염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으며 20여명이 입원해 이 중 10여명은 위독한 상태에 빠지는 등 수돗물오염의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워커턴 마을에서 지난 5월 17일부터 26일 현재까지 유아와 82세 노인 등 4명이 수돗물에 들어 있는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되어 숨졌다고 전했다.

이번 오염사고가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2주일 전에 내린 큰 비로 인해 하수나 축산폐수가 상수원에 유입되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19일 갑작스럽게 많은 설사환자가 워커턴 지방에서 발생하자, 캐나다 의학보건당국(Medical Health Office)은 워커턴지역 수도사업소(PUC, Public Utility Commission)에게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한 조사지시를 내렸으나 워커턴지역 수도사업소는 수돗물의 잔류염소가 충분하므로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려 수돗물을 계속 공급하면서 사태가 커졌던 것이다.

워커턴 수도사업소는 환자가 발생한 상태에서도 수돗물에 잔류염소량이 충분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 수많은 시민들이 수돗물에 오염되어 있는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되어 치사사고가 확대된 것이다.

국내의 경우 서울대 김상종교수팀이 93년도에 이미 서울시 수돗물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96년에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도기술연구소의 자체조사에서도 여름철에 조사한 서울시 수돗물시료의 32%가 대장균에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 동안 수돗물은 염소소독하니까 안전하다고 발표해 왔다.

서울시의 이러한 안이한 사고방식은 캐나다의 수도당국이 취한 행태와 매우 유사하며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캐나다에서 있었던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있음을 시사하여 준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세균성 이질이나 서울시 수돗물에서 발견되었다고 제기되는 장바이러스는 모두 환자의 대변을 통해 환경으로 배출되어 물을 오염시키며 물을 통해 입으로 전달되어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대표적인 수인성 질병 미생물이다.

특히 장바이러스의 경우 환자 대변 1g 에는 1억~100억 개의 바이러스가 섞어 배출되어 물을 오염시킨다. 하천수에 유입된 바이러스는 수개월간 생존이 가능하며 이들은 염소에 대한 내성이 강하여 정수처리과정을 거쳐도 대장균보다 쉽게 살아남아 수돗물에 남아 있게 되며 적은 양으로도 사람에게 감염을 시킬 수 있어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바이러스성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캐나다에서도 4명의 사망환자중 유아와 노령자가 그 일차적인 희생자가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작년에는 물론 금년에도 전국적으로 유행하고있는 세균성 이질이나 서울시 수돗물에서 검출되 논란이 일고 있는 바이러스문제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고 개인 차원에서 물을 끓여 먹고 손을 씻으라고만 권장할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어떤 종류의 병원성 미생물이 오염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들의 오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수장에서 바이러스와 같이 염소에 내성이 강한 미생물에 대한 구체적인 살균대책도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돗물기준에 유럽연합(EU)과 같이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는 모든 병원성 미생물은 수돗물에 존재하면 안된다'는 포괄적인 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바이러스와 같이 우리나라 상수원수와 수돗물에 광범위하게 오염되어 있는 감염위험성이 큰 미생물에 대하여는 수돗물기준에 구체적인 항목으로 지정하는 등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체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이러한 제도도 수돗물의 바이러스오염에 대해 환경부와 서울시 당국이 인정할 때까지는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캐나다의 수돗물오염사고와 관련해 서울대 김상종교수는 '서울시의 형사고발사건을 계기로 의문시되는 서울시 수돗물의 안전도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법정에서 명백히 밝혀 정부에 구체적인 대책수립을 유도하고 캐나다에서처럼 수돗물을 마시고 사람이 죽는 불행한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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