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 반미항전'보다 '운동대중화'에 주력해야

8기 한총련 출범식에서는 무슨 얘기들이 오가고 있나

등록 2000.05.27 20:37수정 2000.05.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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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총련은 주요 투쟁의 초점을 "범국민 반미항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열린 전남대에서의 대의원대회를 통해 "투쟁하는 5월, 투쟁하는 출범식"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한총련의 입장은 출범식을 통해 견결히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범식 둘째날 주요행사인 부문계열 한마당, 기획선전거리, 한총련 박람회, 강연회 등에서 모든 주제를 "반미"로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매향리 사건과 한미행정협정 개정문제는 출범식이 치러지는 부산대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화제다.

출범식 준비과정에서도 '반미'의 의지는 여실히 드러난다. 영문과 학생들이 미국에 보내는 공개경고장을 영문으로 작성하였는가 하면, 환경공학과에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한미행정협정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매향리를 직접 방문하여 사격장 소음을 녹음하기도 했다.

사실 '반미'는 전대협 출범때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화두이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그 수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재정 확보투쟁 또한 반미투쟁으로 귀결된다. 즉 교육재정 6%확보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이 주한미군 주둔비 삭감이라는 주장이다.

전여대협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전여대협 투쟁의 핵심은 미군범죄 근절과 주한미군 철수이다. 올해 초 이태원 여종업원 살해사건 등 강력 미군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쟁의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오늘 열린 한총련 출범식의 대표적 인기행사 '춤 한마당'에서도 역시 주한미군 철거와 반미를 주제로 한 율동공연이 많았다.

한총련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번 출범식의 의의를 이렇게 밝혔다.


"이번 출범식은 6월 한달을 범국민 반미항전으로 실질적으로 결의하고 준비하는 장이다. 미군범죄 진상규명과 사죄배상, 그리고 주한미군 철거"는 현재 범 국민적인 투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6월은 기말고사 등으로 각급 단위에서 투쟁의 분위기가 사그러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날로 높아만 가는 반미투쟁의 국민적 요구들을 이번에는 학생들이 모범적으로 이어내도록 할 것이다."


한편 출범식에 참가한 학우들 속에서는 이러한 한총련의 반미투쟁의 방식에 많은 문제제기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94학번이라는 전남대의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반미투쟁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과 같은 방식을 통해 한총련 중앙에서 말하는 범국민 반미항전이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투쟁에 적극적인 사람들 속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구호만 있다. 최근 특별조사위원회 발족 등 더 적극적인 방법을 투쟁을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투쟁 자체에 근본적인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이 학우들에게 어떻게 사안을 공유하는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중앙에서는 언제나 이 부분에 이르면 모호한 해결책만 내놓고 있다."

기자의 단 한마디 질문에도 깊은 고민들을 뱉어낼 정도로 하부 단위에서 요구하는 높아 보인다. 올 한해 한총련이 주력해야 할 투쟁의 핵심은 그래서 '반미항전'이 '대중적 투쟁방식'을 실현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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