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0.05.28 14:44수정 2000.05.29 15:3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판문점과 같은 선상의 비무장지대(DMZ)내 민통선에 위치한 파주시의 최북단마을 대성동(행정상으로는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서 가슴아픈 작은 사건이 있었다.
27일인 토요일, 이곳에 사는 유성우 씨(34)가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견 <쉬리>가 집 베란다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베란다에 묶어 놓았던 중국산 1년생 암컷 <쉬리>가 유씨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사이 베란다에서 놀다 발을 헛 디디며 베란다에서 떨어져 묶여 있던 줄에 의해 질식사하고 만 것.
유씨는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발버둥 치며 죽어갔을 <쉬리>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
유씨는 <쉬리>를 선배인 노승욱 씨(38)로부터 3개월전 선물 받았다. 선물받은 그날 6만여원을 들여 미용기구까지 구입하고 정성스레 가꿔 대성동 집으로 데려왔다. 뜻밖의 손님(?)에 두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목욕을 시키고 향수까지 뿌려 새 식구로서의 신고식을 마치고 애지중지 사랑을 받아오던 <쉬리>는 어느새 집안의 귀염둥이로 자리잡으며 유씨 부부보다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골칫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쉬리>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보는 것이었다.
궁리 끝에 유씨는 방 한쪽 구석에다 신문을 깔아주고 대소변을 가릴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쉬리>는 유씨의 노력에도 아무 곳에나 볼 일을 봤고 유씨의 이런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달여의 노력에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자, 방 한켠에 묶어둘 수밖에 없었다. 대신 낮에는 밖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풀어놓았고 저녁에는 집 안으로 들여와 묶어놓았다.
<쉬리>가 죽던 이날도 식구들이 모두 외출하며 혹시나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베란다에 묶어 두고 외출했다 돌어와 보니 <쉬리>는 목이 매인 채 베란다 끝에 매달려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유씨는 "암놈인 <쉬리>를 잘 키워 2km 전방에 위치한 북한의 기정동 마을에 시집보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졌었는데 죽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파주지역신문사에서 31년째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농민신문에서 접하게 됐고 중앙일간지나 각종 언론에 많이 할애되지 못하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이나 진솔된 삶을 살아가는 이웃, 그리고 문제점 등을 알리고 싶어 접속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