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온라인 여행사 ㈜투어스타트(http://www.tourstart.com)는 경악에 휩싸였다. SK 주식회사의 온라인 여행사인 TravelOK(http://www.travelok.co.kr)가 380여 페이지에 걸친 웹 컨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
물론, 국내에서 웹 사이트에 공개된 일부 사진이나 텍스트를 도용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기 보다는 단순한 항의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인터넷 업계의 불문율(?)이지만, TravelOK의 경우 총 380여 페이지(HTML 파일 기준)에 이르는 내용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복제한 것이기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불법 복제의 당사자가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소속이란 사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생명으로 하는 벤처기업 ㈜투어스타트 임직원들을 분노케 하였다.
이에, ㈜투어스타트는 TravelOK의 웹 컨텐츠 무단복제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130억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였다.
TravelOK가 무단복제한 부분은 세계 각지의 35개 리조트에 대한 사진 및 Text 정보로 ㈜투어스타트의 집계에 따르면 HTML 파일 기준 380페이지와 이미지 파일 1028장이다.
특히, 1028장의 이미지 파일에는 리조트에서 제공받은 브로셔와 슬라이드 필름을 그래픽 처리한 것은 물론이고, ㈜투어스타트가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192장과 자체 제작한 그래픽 이미지 152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TravelOK의 무단복제 사건에 대하여 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컨텐츠를 아날로그적으로 대응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라고 지적한다.
현재 TravelOK의 경우, 독자적인 여행상품 개발보다는 여행업계에서 개발한 상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역할만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리조트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투어스타트의 동의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컨텐츠를 복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수는 디지털 저작권에 대한 무지, 재벌기업의 중소기업 깔보기, 정당한 노력과 과정보다는 오직 시간에 얽매여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과욕, 독자적인 상품개발 없이 머리수를 채워 수익을 창출하는 여행업계의 관행이 복합적으로 불러온 구조적인 실수이며, SK 주식회사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내에서 인터넷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SK 그룹이 의욕적으로 벌이고 있는 인터넷 사업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벌의 인터넷 사업 관행에 대한 비판도 쏟아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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