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제도의 총체적 개혁 작업인 의약분업이 7월1일 시행을 정확히 한달 앞둔 지금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 대한병원협회(회장 라석찬) 등 의료계의 약사 대체조제 금지, 약사법 재개정 등을 골자로 한 선보완 후시행 주장과 선시행 후보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와의 갈등 때문이다.
의료계는 5월 28일 전국의사대표자 결의대회를 시발로 6월 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6만 5천여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전국의사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의사협회는 의권쟁취투쟁위원회라는 산하 특별위원회를 작년 11월 발족, 투쟁의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정부에 대한 조직적인 저항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또 선보완 10개 요구사항을 정부가 15일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전국 병원들이 무기한 휴진 또는 폐업하기로 해 의료대란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러한 의료계의 움직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양자가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나달 30일 이한동 국무충리서리 주재 회의에 이어 보건복지부 자체 회의 및 대시민 광고 등을 통해 분업 시행 불변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아울러 병의원 폐업 등의 불법집단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의약분업의 또 다른 당사자인 대한약사회는 그러나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의료계와의 정면대결이 오히려 실이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93년 한약파동의 결과물인 약사 위상 실추 등 돌아선 사회 여론이 이번 일로 인해 또 다시 밥그릇 싸움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정부가 제시한 의약분업안이 실제로 의료계에 비해 약사회측에 다소 유리하다는 내부 분석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의약분업과 관련한 간헐적인 의견 제시는 분업의 한축으로서의 존재 확인인 셈이다.
이렇듯 의약분업은 시행이전부터 의-정(醫-政)간 충돌 등 불협화음으로 인해 안착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막상 분업 시행이 정부의 뜻대로 관철된다 하더라도 이후 보완에 따른 의료계와의 의견조율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과 의약품 오남용 방지라는 고유한 의약분업의 목적이 자칫 정부와 이해집단과의 갈등으로 훼손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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