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사는 K씨(만29세)는 벌써 세 번째 경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이들에게 일반 대기업 입사는 하늘의 별 따기.
그는 '실력'으로 취직할 수 있는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으로 일찍이 눈을 돌렸다. 건장한 체구의 그는 평소 의협심도 강해 범죄를 소탕하는 경찰직에 매력을 품어 왔다.
그러나 그에게 이번 시험은 마지막이 될 것이다. 나이제한도 문제지만 지난 시험에서 떨어진 이유가 영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K씨와 함께 현행 경찰채용 시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알아보자.
현행 경찰시험은 신체검사, 필기시험, 체력검사, 적성검사, 면접의 순으로 실시되고 있다. 공고일로부터 최종합격자 발표일까지는 평균 소요기간은 2개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다수 수험생들은 '생계형'으로 다른 공무원 시험준비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의 경우 다른 시험까지 치를 기회를 얻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특히 필기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체력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적성검사에서 탈락하게 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필기시험 준비에 긴 시간을 매달려온 응시생들에게 필기시험 후 적성검사는 전무 아니면 전부를 규정해버린다.
또한 K씨의 사례처럼 필기시험성적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 수험생이 면접 등 기타의 평가로 인해 탈락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명확한 근거나 면접배점공개가 없는 조건에서 선별기준으로 활용되어지고 있는 면접은 불공정한 시험으로 오해받을 소지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학원가에서는 면접시험을 통과하려면 친인척 중 고위직 경찰이 있던지, 고액의 청탁을 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는 실정이다.
응시생을 대상으로 실하고 있는 신체검사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신장 및 체중, 흉위, 혈압측정, 소변 및 혈액검사, 시력 및 청력검사 등의 기본사항을 점검하는 신체검사 비용으로 응시생들은 약 오 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다. 재정독립없이 가족의 눈치를 보아가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응시생들에겐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또한 지정병원에서만 신체검사를 가능하게 한 것도 문제다. 일초가 아까운 응시생들은 한정된 기간 내에 지정병원을 찾아가 신체검사를 받기 위하여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해야만 한다.
K씨는 오늘도 아침 여섯 시에 대문을 나섰다. "경찰이 좋아서 경찰이 되고 싶다."는 그는 첫 번째 응시에선 적성검사에서, 두 번째 응시에선 면접에서 탈락했다. K씨는 아직도 면접관의 질문을 기억하고 있다.
"아버님 성함을 한자로 쓸 수 있는가?"
그는 면접관이 다른 응시생을 합격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른 응시생에게 한 질문은 "어떤 경찰이 되고 싶은가?"였기 때문이다.
K씨는 시험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어 자신이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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