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세상의 주인공인 그런 詩를 위하여

등록 2000.06.30 14:05수정 2000.07.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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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세상의 주인공인 그런 詩를 위하여

나는 고독하다고 썼다.
앞자리에 앉은 꽁지머리가
(그를 꽁지 머리라고 불렀다. 그는 늘 베일에 쌓인 존재였고 그의 꽁지머리도 베일에 쌓인 것처럼 보였다 안보였다 했다.)
詩가 너무 관념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게 형이상학은 관념의 사치가 아니라
그것은 절박한, 구원의 전략임을 믿었다.


시론 수업:
시의 함축성에 대해 배우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나
시의 압축성이라고 이해하고
길게 풀어헤친 내 시를 hwp로 작성하고
압축을 시도한다. arj로 할까, 아님 zip이나 rar로?
2011024 byte의 내 詩는 12400 byte로 압축이 되었다.
아! 이 완벽한 압축
내가 파일을 압축하는 방법을 배웠을 때
나는 이 이해하기 힘든 세계를 디스켓에 넣어
압축하려 했지만 生은 전혀 전혀 압축되지 않았다.

소설론 수업:
땡땡이다. (나는 늘 세상을 땡땡이 치고 싶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에
학교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를 고르고
바코드기에 찍……
내 영혼을 바코드기에 찍으면
얼마로 찍힐까?
300원, 아님 380원 정도……
나는 나의 영혼을 계산하다가
캔맥주 하나를 모두 비웠다.

다시 시론 수업:
그는 내 시가 욕설로 가득한 게 불만이었다
하지만 나는 세상이 좆?같다고 했고
그는 "좆"이란 말이 퇴폐적이라고 했다
이 좆같은 세상.

집에 오는 길:
전철안 사람들이 시끄럽다.
싸구려 강력 접착제를 파는 사람은
강력성을 강조하며 시끄럽게 했고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이
그 사이를 지나갔다
시끄러운 소리들은 곧
"어! 자기 어디야"하는 말에 깜짝 놀라
그녀의 핸드폰 사이로 들어갔다

세계에 이해하지 못하는 싸구려 같은, 사이비 같은
말들이 전철 위로 둥둥 떠다녔다.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주인공인
그런 詩를 위해서
나는 헛소리를 하고싶다.

덧붙이는 글 | 하준철 
1974년 서울에서 출생.
2000년 1월 조선문학 주최 전국대학생문예현상공모 시부문 당선
2000년 1월 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꿈이 뭐냐고 내 꿈은, 내 꿈은 내 꿈은 너"

덧붙이는 글 하준철 
1974년 서울에서 출생.
2000년 1월 조선문학 주최 전국대학생문예현상공모 시부문 당선
2000년 1월 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꿈이 뭐냐고 내 꿈은, 내 꿈은 내 꿈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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