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에서 애초에 건립하려던 자연사박물관이 왜 청운문화재단에 넘어갔나에 대해 환경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환경단체는 지금 건립하려는 것은 자연사가 아닌 민속박물관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운문화재단(이사장 이기석)은 지난 93년 민속박물관 건립계획을 공주시에 요청했다가 현재의 부지는 자연경관상 보전해야 된다는 산림청의 회신에 따라 사업이 좌절됐다. 3년 뒤인 96년에 상급기관인 충남도에 사업계획서를 직접 제출했다. 그러나 역시 같은 이유로 불가 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1년 뒤 청운재단은 재차 충남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충남도는 사업시행처를 충남도로 해 민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서를 산림청과 환경부 등에 제출해 청운재단으로 하여금 사업승인 및 국유림을 매입토록 했다.
환경단체는 이 부분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충남도는 충남지역에 자연사 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총 2800만원을 들여 전문가들에게 자연사박물관 전체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고, 그 결과 자연사박물관의 종합건설계획과 부지(1순위-충남자연학습원부지, 2순위-계룡대골프장, 3순위-산림환경연구소부지, 4순위-동학사온천지구) 등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충남도는 청운재단이 민간자본을 들여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한다는 건립계획을 제출하자 전문가들의 용역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박물관에 대한 특별한 검증없이 환경부 및 산림청과 협의해 공원계획을 변경시켰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마스터플랜, 예산, 부지 등을 조사하고 본 사업에 맞게 입찰공고를 내고 선정된 협의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과정을 무시하고 자연사박물관도 아닌 사립민속박물관을 추진하겠다는 재단의 몇 차례 요구가 있자 협의를 체결한 것은 충남도의 목적없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며 예산 2800만원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남도 문화관광과 조기돈 계장은 "93년과 96년에 청운재단의 사업계획이 반려된 이유는 당시 97년 4월까지 온천지구 조합에 개발권이 있었기 때문이며, 충남도에서 사업을 시행할 경우 총 612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전시자료의 수집에도 큰 어려움이 있기에 민자유치를 하는 것이 훨씬 예산 절감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또한 환경성 검토서에 식생물분포도 및 동식물의 이름이 엉터리로 지재되어 있고, 청운재단에 보유하고 있다는 보존품의 확인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자연사가 아닌 민속박물관임을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충남도는 "내용물 12만점중 자연사 8만7000여점, 민속점 3만 3000점이며, 2008년까지 8만점을 더 확보할 것"이라며 일반에 공개는 전시때부터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건립 반대운동을 함께 하던 학봉리 주민들이 5월부터 갑자기 건립 찬성의입장을 표방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는 충남도와 청운재단이 환경단체를 제외하고 주민들과의 접촉을 잦게 갖은 이후 1억원으로 주민들을 매수한 것이 아니냐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운재단은 마을 발전기금을 기탁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마을사람들은 지석골에서 내려오는 상수도가 1급수인데 이것의 손실이 없도록 약속하고 공부방 등 마을을 위한 기금을 기탁한 것에 고맙게 여기고 있다면서 청운재단측에 감사패를 수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운재단측에서 박물관 건립공사장에 마을사람들을 고용한다는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환경단체에서 공사저지를 위한 촉구대회를 공사현장에서 열려고 했으나 마을 사람들의 저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학봉리 박영일 이장은 "공사장에서 일하고 내려오면서
부딪쳐을 뿐"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충남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충남도는 현 부지가 접근성과 관람객 유치가 양호하며 사업비가 저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러한 것은 멀리 못 보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며, 계룡산을 지키는 것은 개발이 아닌 보전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절대적 보존론과 충남도의 상대적 보존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장군봉아래 지석골은 오늘도 파헤쳐지고 있다.
계룡산 민속박물관 건립추진 과정
97년 9월 계룡산 민속박물관 건립계획 수립
97년 11월 충남도 자연사박물관 용역 결과 백지화
99년 5월 4일 민자유치 시설사업 기본계획 고시(당시 환경단체는 부지가 온천지구 일부라고 생각함)
99년 6월 4일 사업신청서 접수(청운재단 이기석 단독)
99년 7월 14일 민속박물관 사업지정자 통보
00년 3월 4일 환경단체 박물관 부지가 지석골 부지임을 확인
00년 3월 23일 토목공사 착공했으나 마을주민들과 환경단체 실력저지로 좌절
00년 5월 청운문화재단 지역주민과 1억원에 협의하고 중순부터 공사재개
00년 5월 8일 환경단체 감사원에 감사청구서 제출(현재 감사 진행중)
00년 5월 13일 학봉리 주민 1억원에 매수 당했다는 발언에 반발 환경운동연합사무실에 무단침입 기물파손
00년 5월 20일 환경단체 환경부장관, 산림청장 면담요청서 발송
00년 5월 24일 환경단체 충남도와 청운재단의 민속박물관 추진과정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의뢰(현재 수사중)
00년 5월 30일 환경단체 산림청장 면담
00년 6월 4일 환경단체 '계룡산 살리기 국민연대' 발족식
의견
국립공원 계룡산을 양보할 수 없는 이유
--김종남(대전환경운동연합 총무국장)
신록이 우거진 유월의 첫 휴일, 우리는 충청남도와 청운재단이 휘두르는 삽날아래 무참하게 환부를 드러낸 채 울부짖는 계룡산을 보았다. 오뉴월의 산이야 푸르름을 더하는 것이 제 색깔. 그 흔한 삽질 한번 못하는 국립공원이 아름다운 빛깔을 잃고 누런 속살을 드러낸 채 신음하고 있었다.
계룡산 지석골이 사립박물관터로 낙점을 받은 것은 지난 93년. 이안과병원과 보건대학을 운영하는 청운재단은 우남박물관이라는 사립박물관을 짓고자 공주군에 사업승인 신청을 냈다.
사업승인기관인 산림청에서는 국립공원이 훼손되므로 안 된다는 결정을 했고, 96년 청운재단이 충청남도를 경유하여 사업신청을 냈지만 같은 이유로 반려됐다. 그러던 중 청운재단과 충청남도가 머리를 맞대고 짜낸 묘안이 바로 충청남도가 사업자가 되고 시행자가 청운재단이 되는 도립 민속박물관 건립!
충청남도가 개입하면서 국립공원 훼손 때문에 안 된다던 산림청이 공원변경계획이 승인된 1만 3천평의 부지외에 추가로 4천평을 더 사라는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평당 6천6백원에 손실보전이라는 이름으로 1만 7천평의 국립공원이 1억 5만원의 헐값에 충청남도가 아닌 청운재단 즉, 개인소유로 넘어갔다. 그리고 나서 박물관 건립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올 4월 학봉리 주민들이 「민속박물관 건립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민속박물관 건립대책활동을 하기 전까지 충청도는 누구에게도 계룡산 장군봉 중턱에 박물관이 건립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박물관 터가 온천개발부지가 아니라 장군봉 중턱에 추가적으로 2만평이 훼손되는 대형 개발사업이라는 것은 당사자 빼고는 누구도 몰랐다.
당초 박물관 건립사업을 주관한 충청도가 박물관 터로 상정했던 곳은 온천개발지구.
이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충청도가 96년 발주한 용역결과에 의하면 현재 여성개발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충남자연학습원(당시)이 가장 적임지로 추천됐다. 2순위가 계룡대 골프장 인근 부지, 3순위가 산림박물관 부지, 4순위가 바로 온천지구였다.
지석골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곳을 미리 점찍어 놓고 그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밟아간 것이 바로 청운재단과 충청도였다. 더욱 가증스러운 점은 충청도가 사업승인만 받아놓고 모든 사업권한을 청운재단에 넘겼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민속박물관 건립사업이 이제 더 이상 도민과 국민을 위한 공익사업이 아니며, 사립박물관 건립을 위해 광역자치단체가 허수아비 노릇을 했다는 지탄을 면키 어렵게 한다. 묘하게도 청운재단은 97년 민속박물관 건립이 승인됨과 동시에 온천개발지구안에 3천평의 땅을 샀다.
유스호스텔 부지와 온천공 8개를 매입했다. 이 어찌 우연한 투자라고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분노한다. 국립공원은 생태계가 우수하여 정부예산을 들여 잘 보전하라고 지정한 생태보고다. 주민들에게는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일체의 보수조차 허가하지 않는 정부기구가 자기 안의 모순에는 이토록 당당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분노한다.
국립공원 생태계를 개인에게 헐값으로 불하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한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한다. 아무 문제없다 한다. 그들은 진정 모르쇠이다. 계룡산 민속박물관 건립은 우리가 생각했던 상식을 여러 모로 뛰어넘는 사업이다. 접근성과 편리성, 투자비용을 충청남도는 우선 고려했다고 한다. 주민협의도 마쳤다 한다.
그러나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볼거리가 있으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선진의식을 가졌다. 박물관의 내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결코 물리적인 거리가 문제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청운재단이 박물관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주장하고 싶다면, 정말로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 있다면 헐벗은 땅에 친환경적인 건물을 지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계룡산 지석골의 민속박물관이다. 국립공원은 공원이 행정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것도 아니고 지역주민의 것도 아니다. 관리를 맡고있는 산림청이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것도 아니다.
국립공원은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벗하고자 하는 모든 국민의 것이다. 이 천혜의 공간을 한 사람이 순전히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사유지로 만들 수 없다.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공약을 무리하게 실현하는 도구로 삼아서도 안된다.
충청남도와 청운재단이 진정으로 공공성을 추구한다면 계룡산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훼손되지 않은 계룡산을 볼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그것만이 심대평 지사를 비롯해서 크고 작은 자치단체의 장들이 새천년 환경만이 희망이라고 말할 자격을 얻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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