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농업이야기(7) - 감자

등록 2000.07.12 15:53수정 2000.07.12 16:0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감자, 문학에 관심 있는 어른께서는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를 연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N세대에게는 별반 연상되는 감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포테이토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맛있으니까 먹는 정도가 아닐까요? 오늘은 영어로 포테이토(Potato)인 감자 얘기입니다. 학생들이 군것질로 좋아하는 포테이토칩은 감자를 얇게 썰어 설탕 등을 가미하여 튀긴 것입니다.

우리 나라 전래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의하면, 우리 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것은 1824년(조선 순조 24년)이라고 합니다. 만주 간도지방에서 두만강을 건너 전래되었는데, 들여온 사람은 명천사람 김씨, 혹은 삼을 채취하러 왔던 청나라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격적인 재배는 1890년경부터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일원에서 시작되었고, 1961년 고랭지농업시험장이 대관령에 설립되면서 우리 나라의 감자산업이 더욱 발전하였습니다.

원산지 및 역사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중앙고원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는 수많은 종류의 감자가 분포하고 있고, 페루 북부해안 지역의 잉카문명 유적지에서는 감자 덩이줄기 모양을 한 조형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감자를 길렀던것은 기원전 2000~4000년경 남미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1560년경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 사람들이 잉카의 보물과 함께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식량을 자기 나라로 가져갔습니다. 16세기 말에는 영국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다시 아시아 지역으로, 영국에서는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북유럽, 미국 등지로 전파되었습니다.


감자의 생산 현황

감자는 세계 4대 식량작물에 속할 만큼 오래 전부터 중요한 작물입니다. 자라는 기간이 짧고 생산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작물재배 면적으로는 세계 8위이면서도 생산량으로는 옥수수, 벼, 밀 다음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30여 개국에서 연간 2억 8,000만 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전체 감자 생산량의 16%, 러시아 13%, 폴란드 9%, 미국 7% 등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는 0.2%로 아주 적은 양이 생산됩니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의 감자 생산량을 살펴보면,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 선진국의 경우는 변하지 않았으나,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은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감자의 종류

감자는 품종에 따라 수량과 품질이 좌우되므로 지역의 기후와 토양, 재배시기, 이용목적에 따라 적합한 품종을 골라야 합니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으로는 남작, 수미, 대지, 세풍, 조풍 등이 있습니다.

남작은 우리 나라 장려 품종 가운데 재배역사가 가장 오래되었으며 맛이 아주 좋은 식용 감자입니다. 생육기간이 90일 내외로 빨리 자라는 편이지만각종 병에 약하고 눈이 다소 깊은 게 단점입니다. 저장성은 높습니다.

수미는 봄, 여름 재배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식용 및 칩 가공용 감자입니다. 눈의 깊이가 중간 정도이고큰 감자가 많이 달려 이용률이 높습니다. 생육기간은 90 ~ 100일로 빨리 자라고 병에 약한 편이지만 더뎅이병에는 강합니다.

대지는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품종으로 식용 감자입니다. 세풍은 프렌치프라이 가공용으로 적합하고 맛이 좋습니다. 병에 약한 편이지만 흑지병에는 강합니다. 생육기간이 봄 재배시에는 90~100일 내외, 여름 재배시에는 100~120일 정도입니다.

조풍은 가공 겸용 품종으로 가공품질이 우수하고 수량도 많습니다. 병에 강하여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습니다. 휴면기간은 70~80일이며 모든 작형의 재배가 가능합니다.

남서는 최근에 개발한 것으로 식용으로 쓰입니다. 겨울 시설 재배 및 봄 조기 재배에 적합합니다. 큰 감자가 많이 달립니다. 휴면기간은 60~65일로 1년에 두 번 재배 가능합니다.

대서 역시 최근 개발한 품종으로 칩 가공성이 뛰어납니다. 생육기간이 봄 재배는 90일, 여름 재배는 110일 정도입니다.

감자의 자람 특성

감자의 식물체는 뿌리, 덩이줄기(감자), 땅속줄기, 줄기, 잎, 꽃 등으로 구분됩니다. 뿌리와 덩이줄기, 땅속줄기는 땅속에서 자라고 줄기, 잎, 꽃 등은 땅 위에서 자랍니다. 땅속줄기에서 만들어진 영양분이 덩이줄기로 옮겨지면서 덩이줄기는 통통한 감자로 자랍니다.

재배기간중 수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는 처음 열매가 생길 때까지이고, 그 후부터 수확할 때까지는 건조해야 품질이 좋아집니다. 또 햇빛을 많이 받아야 잎과 줄기가 튼튼해집니다.

감자에도 꽃이 핍니다. 씨가 달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자재배만은 감자씨를 이용하지 않고 씨감자를 이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감자씨를 뿌리면 감자가 달립니다. 그러나 달리는 감자는 콩알만한 것부터 주먹만한 것까지 제멋대로 달립니다. 한마디로 상품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감자는 지금도 씨감자를 사용합니다. 미국에서는 가장주부들이 놀이 삼아 감자씨를 뿌려 얼마나 큰 것이 달리나 시합도 합니다.

앞으로 좀 더 연구되면 감자가 일정하게 달리는 감자씨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 여깁니다만, 언제일까요? 관심있는 분이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자의 재배지역

우리 나라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반도로서 해안지방과 내륙지방의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감자는 주로 고랭지(재배최적지), 중간산지, 중부평야지, 남부평야지, 남부해안지, 제주지역에서 재배됩니다.

우리나라는 약 2만 5,000~3만 2,000헥타르 정도의 땅에서 연간 50~75만 톤 정도의 감자를 생산합니다. 주로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단위면적당 수량은 2,500kg/10a 정도로 서양보다는 많이 낮지만, 동양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많습니다.

감자의 유용성

1. 감자는 저칼로리성 식품입니다.

감자는 대표적인 전분질 식품이지만 단위 중량당 칼로리는 쌀밥의 50%, 빵의 25% 정도이므로 배가 부르도록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2. 감자는 알칼리성식품입니다.

감자는 신체의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지질, 당질을 제공해 줄뿐만 아니라 알칼리도가 과일보다도 높으므로 산성이 강한 육류, 유제품, 어류 등과 잘 어울려 '영양의 균형을 유지'해 줍니다.

3. 감자에는 다양한 성분이 조화롭게 있습니다.

감자에는 비타민 B1, B2 및 C가 많으며, 특히 비타민 C는 전분에 싸여 있어 가열해도 잘 보존되므로 요리를 해도 손실되지 않아 유럽에서는 '채소 중의 왕'이라고 한답니다.

4. 감자는 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에게 좋습니다.

감자의 당질은 18% 정도로서 밥이나 빵보다 훨씬낮고, 쌀밥보다 소화가 서서히 이루어져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으므로 '당뇨병 환자의 주식'으로 가장 좋습니다.

감자에는 칼륨이 많아서 소금을 많이 먹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나트륨과의 균형을 유지시켜 혈액을 정상화해 주는 '고혈압 환자에게 최고의 식품'입니다. 또한 철분도 쌀밥보다 많아 빈혈인 사람에게 아주 좋습니다.

감자는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저칼로리식품으로서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성인병을 방지해 주는 '현대인을 위한 건강·자연 식품'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감자의 재배과정

1. 씨감자를 밭에 심고서 15~25일이 지나면 감자싹이 땅 위로 올라옵니다. 감자싹이 자랄 때부터 땅속의 줄기에서 뿌리가 나와 땅속의 양분과 수분을 흡수합니다.
씨감자는 과거에는 달린 통감자를 농가에서 씨눈을 2~3개 붙여 잘라 심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농업기술센터 등 전문기관에서 양액재배하여 조그마한 씨감자를 분양받아 통채로 심습니다. 병에도 걸리지 않고 수량도 많은 방법입니다.
2. 싹이 나온 다음 꽃봉오리가 생길 때까지 감자의 뿌리, 땅속줄기, 줄기, 잎 등이 튼튼하게 자라고 꽃봉오리가 생길 때면 땅속줄기 끝이 굵어지면서 감자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3. 감자의 잎이 무성하게 자라면 꽃봉오리가 커지고 꽃이 피는데, 이때가 가장 잘 자라고 땅속줄기도 빨리 자랍니다. 이 시기에 감자의 수가 결정되므로 영양분과 수분이 가장 많이 필요합니다.
4. 감자꽃이 지고 나면 잎이 누렇게 변하며 줄기가 쓰러지는데 이것은 땅속에 있는 작은 감자가 양분을 많이 빨아먹어 줄기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는 땅속줄기(감자)의 생장이 거의 멈추고 감자의 껍질이 단단하게 굳어지며 전분을 빽빽하게 저장하여 감자의 맛을 좋게 하는 시기입니다.
5. 감자는 잎과 줄기가 누렇게 변하고 땅이 말랐을 때 수확합니다. 땅이 습할 때 수확하면 맛이 떨어지고 저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사람이 호미로 캐내는데 잘못하면 감자가 찍혀 좋지 않습니다. 요즘은 기계를 써서 찍힘도 안 생기고 빠르고 쉽게 수확할 수 있습니다.

감자의 가공

기원전 2000년경 감자의 원산지로 추정되는 남미 페루의 산간지역에서 인디오들이 츄우노(Chuno)라고 하는 동결 건조감자를 만들어 먹었던 것이 시초랍니다. 본격적으로 감자가공이 시작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군용식품으로 건조감자를 만들면서부터입니다.

가공 유형을 보면 전분(당면, 라면), 건조감자(스낵, 제과), 프렌치프라이 및 포테이토 칩, 증숙냉동(스낵) 등의 형태로 가공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감자는 밥 대신 먹기도 하고 온갖 반찬의 재료로 쓰였습니다. 1980년대 들어 감자로 만든 스낵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감자칩용, 프렌치프라이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감자를 이용한 요리

감자는 영양이 우수한 식품일 뿐만 아니라 가공이 쉽고 방법도 다양하여 쓰임새가 아주 많습니다. 감자는 튀기고 삶고 찌고 말리고 구워서 요리할 수 있으며, 모양도 썰고 으깨고 다지고 크림이나 가루로 만드는 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자만으로도 여러 요리를 할 수 있고 다른 재료와도 어울려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밥 대신 먹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주로 감자전, 감자떡, 감자수제비 등의 향토요리와 가정에서 조림, 볶음, 국, 찌개, 부침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감자가 더 많이 쓰이게 하기 위해 우리 기호에 맞는 새롭고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외국에서는 감자 요리가 아주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습니다.

○ 프랑스- 수플레, 뽐므지나 등 100가지가 넘는 요리법이 있습니다.
○ 미국- 감자가루를 치즈, 상어알, 연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리에 섞어 쓰고 있습니다.
○ 독 일- 거위 속을 감자로 채운 독창적인 요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 이탈리아- 유명한 '뇨끼' 요리가 있습니다.
○ 스페인- 오믈렛 속을 감자로 채운 요리가 있습니다.
○ 그리스- 감자에 올리브유, 마늘, 레몬을 섞어 최고급 소스인 스콜다리아를 만듭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삶의 다양성을 인정 할 수 있는 연륜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할 때 서로간에 존중과 협력이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세계의 평화로운 공존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폭이 넓어질수록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그 일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