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특히 남한 지역의 평균 기온상승률이 세계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러한 높은 기온 상승에 힘입어 장마전선 현상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아열대 기후대가 급속도로 북상하는 등 한반도 주변 기후변화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은 사실은 국가지정 대기과학연구실(실장 정용승 한국교원대 교수)이 캐나다의 하오 레(Hao LE), 몽골의 낫사그도르즈(L.NATSAGDORJ), 중국의 첸수전 박사 등과 함께 11일 서울서 열린 국제기후변화회의에서 발표한 '한국과 북극지역의 기후변화 관측'이란 논문에서 밝혀졌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환경과학위원회(SCOPE)가 '21세기초 최대 환경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며 온난화로 인한 북극 빙하의 해빙 등 지구 기후변화 현상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고 그 진행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반도에서의 장마전선 약화, 아열대 기후대 북상 등의 기후변화 현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이 논문이 지적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주요 기후 변화 현상들이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 상승 현황
기상청이 관측한 지난 24년 동안의 연도별 한반도 평균 기온을 분석한 결과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은 매년 1.8℃씩, 인구밀도가 비교적 낮은 농촌과 해변지역도 매년 0.58℃씩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수치는 1900년부터 1980년까지 전세계 연도별 평균 기온 상승률 0.6℃의 최고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설악산, 지리산 일대와 해안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의 기온 상승률이 세계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겨울철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 충남북, 및 영서지방 대부분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의 경우 매년 1월 평균기온 상승률이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열대기후대 북방한계선 북상
이같이 높은 기온상승률에 따라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아열대기후대(subtropical climate zone) 북방한계선도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120㎞까지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아열대기후대 북방한계선(연중 가장 추운 3개월 동안의 평균 기온이 3℃인 지역을 연결한 등온선으로 표시)은 1960-1990년 사이에는 충남 천안-대전북부-충북 영동-경북 의성.안동.영주-강원 대관령과 인제 등을 잇는 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이 선은 경기 강화-서울북부-충북진천.충주-강원 영월 지역을 잇는 선으로 70㎞이상 북상했으며, 특히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120㎞ 이상 북상했고 북한 일부 지역에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근 한반도에 식생하는 다양한 종의 아열대성 식물과 조류 등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이 논문은 설명하고 있다.
장마전선의 약화와 강우형태 변화
이 논문은 또 기온상승에 따른 기후변화 중 가장 특징적인 현상 중의 하나로 강우형태의 변화를 꼽았다.
즉, 한반도 여름에 특징적으로 나타났던 장마전선(극전선)에 의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장마비 현상이 약화되고 대류성 폭풍우를 동반한 산발적이고 국지적인 소나기성 강우가 주종을 이루게 됐다고 이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티벳고원 서쪽에서 중국쪽으로 이동하는 상층바람과 제트기류를 양분, 중국남부와 한반도 및 일본을 지나는 아열대 제트기류와 알타이산맥 북쪽을 지나는 극 제트기류를 만드는 고원지역과 중국대륙에 온난화로 인한 '열돔(warm dome)'이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열돔은 아열대 상층기류를 약화시키는 반면 극 제트기류를 강화시켜 중국북부와 알타이 산맥 북쪽 몽골지역에 저기압을 자주 형성하고 이로 인한 비를 내리게 해 이 지역의 강수일수와 강수량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현상은 중국 남부의 습한 전선들의 수렴 기류지대(convergent airflow area)를 중국 북부까지 확대시키고 습한 기류들이 모이는 광범위한 수렴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확산된 수렴지대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 한반도에서는 장마전선의 점진적 북상과 남하시 발생하는 장마비가 분산 또는 약화되고 단기적, 국지적인 소나기성 강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이 논문은 밝혔다.
최근 몇년동안 내린 게릴라성 폭우와 대기 불안에 의한 국지적이고 산발적인 강우 형태의 원인은 바로 중국대륙의 기온 상승에 의해 형성된 열돔(warm dome) 때문이라고 이 논문은 결론짓고 있다.
온실효과로 인한 북극양과 빙하의 해빙
온실효과로 인한 빙하의 해빙과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이미 학계에서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 논문은 중위도 지역에서 식물이 살지 않는 극지방으로 부는 기류가 온실 가스를 극지방으로 이동시켜 빙하의 해빙 현상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미국 DMSP 위성이 지난 92년부터 98년까지 촬영한 북극양 빙하 사진 분석 결과 이 기간 북유럽-북극 사이 빙하의 60% 이상이 사라졌으며 캐나다 북빙양-북극 사이 빙하도 반이상 녹아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한반도 주변 기후 변화는 이미 특히 월동 기간 단축에 의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확산, 어장의 소멸, 상록 활엽수 식생지역 축소 등 직접적인 피해로 다가왔다"며 "전세계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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