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을 보다 보니 입찰가 1원을 써낸 포드차가 산자부 장관용 관용차로 선정되었다더군요. 배기량 3000cc에 V-6 엔진을 장착한, 그 이름도 유명한 링컨 어쩌구 하는 포드차가 단돈 1원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1원이면 그 차에 사용되는 볼트 하나 값 정도나 될는지 모르겠네요.
공개입찰을 통해 그렇게 된 건데 뭐가 문제냐구요? 그만큼 국민의 혈세를 아낄 수 있게 됐으니 좋은 일 아니냐구요? 코미디언들도 좀 먹고 살게, 제발 그만 좀 웃깁시다.
애당초 통상마찰 어쩌고 하며 외제차를 관용차로 사용하겠다는 발상부터가 마음에 안들긴 했었지만, 이건 정말 ‘아니올시다’입니다. 6천만원 가까이 되는 차를 단돈 1원에 제공받는다는 건, 최저입찰제가 됐건 공개입찰이 됐건간에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이는 공개입찰을 빙자한 뇌물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개적인 뇌물이죠.
만일 당신이 우리나라 산업자원 관련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산자부의 장관이 아니라고 해도, 포드사가 당신에게 그 비싼 차를 단돈 1원에 팔까요? 물론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돈 1원에 당신이 그 차를 사들인다면(물론 관용차인만큼 당신 개인이 아닌 국가 명의로 사들이겠지만), 당신은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직무관련 뇌물 수수죄를 범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어떤 식으로건 앞으로 포드사가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1원짜리 차를 제공받음으로써 당신은 그 정도가 얼마가 됐건간에 받은 것에 상응하는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에 사로잡히게 될 것입니다. 받은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건 거래의 기본 원칙이니까요.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상으로도 좀 문제가 있을 겁니다. 법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관계로 몇 조 몇 항에 저촉된다고까지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생산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분명 공정거래법 상의 불공정 거래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 앞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의 신분으로서 이렇게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셔서는 안되겠죠? 또한 혈세를 축내 월급을 받는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국민의 이익에 반해 외국업체에 유익한 행동을 하셔도 물론 안됩니다.
이유가 어찌됐건간에 굳이 외제차를 관용차로 타야겠다면, 차라리 제 값을 다 주고 차를 구입하십시오. 차 한 대 뇌물로 받고 그 몇 배 몇 십배의 대가를 치르느니, 차라리 혈세를 좀 축내는 선에서 관용차를 바꾸시길 바랍니다.
개나 소나 다 혈세를 축내 외제차를 관용차로 사용하겠다면 극구 반대를 하겠지만, 통상문제를 위해 관계부처 장관께서 굳이 외제차를 타야겠다고 하신다면 혈세를 바치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꺼이 눈을 감아 드리겠습니다.
뇌물을 받고 국정을 그르치는 장관보다는, 혈세를 좀 축내더라도 뇌물을 받지 않고 올바로 일을 처리하는 장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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