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은 통일시기를 되도록 늦게 잡는 반면 북측은 가급적 앞당겨 잡고 싶어하는 태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30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시작된 2차 장관급회담 오전 회의에 앞서 박재규 남측 수석대표와 전금진 북측 단장은 성과 있는 회담을 기원하면서도 통일시기와 관련해 미묘한 신경전을 보였다.
북측 전 단장은 "남측에서는 (과거에) 통일이 되려면 빨라야 15년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요즘 그쪽 여론조사에서는 통일을 5년 앞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공화국 인민들은 통일을 보다 절박하게 보며 내일이라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일 예상시기를 30∼40년 앞으로 내다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맞받았다.
박 수석은 이어 "정상회담과 8.15 이산가족 상봉 후 남측 여론은 적어도 통일이 10∼15년 앞당겨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해 전 단장의 '조기 통일 기대론'을 은연중 부정했다.
또 회담 성과와 관련해 남측은 '잘 될 것으로 본다'는 신중한 입장이었고 북측은 '답보나 후퇴는 안되며 통일을 위한 진보만이 있다'며 적극적이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전 단장은 '통일'에 대해 서너 차례 언급한 반면 박 수석은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아 대조적이었다.
이날 환담만을 놓고 본다면 최근 남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은 북측 보다는 남측에서 시발된 것으로 보인다.
소위 속도조절론은 표면상 '남북관계 진전 속도가 너무 빨라 북한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지만 이날 환담 어느 구석에도 북측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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