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한빛태풍'이 몰려온다!

불법대출 사건 파장 증폭 DJ정권 치명타 우려

등록 2000.08.30 15:09수정 2000.08.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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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불법 대출 사건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정가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현 정권의 도덕성에 결정적인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메카톤급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권력형 비리는 없다"고 공공연히 밝힌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이번 사건은 권력층을 사칭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이 짙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담당부서도 특수부가 아닌 조사부였다는 점도 이같은 사실을 암시하는 대목.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의문 투성이여서 정기국회를 앞둔 정국에 커다른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은 '한빛게이트사건 8대 의혹'을 제기하며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인데다 자민련도 '청와대 말단 행정관의 불법 행위에 사정 조직이 놀아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악지점 신창섭 전 지점장과 김영민대리가 지난 2월부터 6개월 동안 무려 167차례에 걸쳐 불법 서류를 꾸며 R, A, S사 등 4개 회사에 수백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은 지난 8월자체감사에서 발견된 이후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사칭 해프닝 →불법대출 사건 →정·관계 외압설 →사직동팀 개입설로 일파만파 확산된 이번 사건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알아봤다.


▲의혹1 - 정관계 외압설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일개 지점에 불과한 한빛은행 관악지점이 어떻게 6개월동안 466억원을 대출해 줄 수 있었느냐는 점. 더욱이 구속된 A사 대표 박혜룡(47)씨가 현직 장관의 친척이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 점과 동생 박현룡씨가 총선전까지 청와대 수석실 비서관과 해외언론담당 행정관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수사 확대 과정에서 현룡 씨가 지난 97년 창업때 A사 대표이사를 맡았고 청와대로 옮긴 뒤에도 자기 명의로 한빛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등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외압이 없었더라도 박씨가 대출 과정에서 이를 거론하며 신씨에게 강요를 한 것이 밝혀지기만 해도 현 정권이 입는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는게 정가 관계자의 얘기다.

이미 한빛은행 자체조사에서도 신 전 지점장이 박씨를 '현직 장관'의 가까운 친척으로 믿었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이 경우 특별한 외압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단순한 사칭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의혹 2 - 대출된 자금은 어디에 쓰였나

올 2월부터 불법으로 박씨가 챙긴 자금은 전체 466억 가운데 139억원으로 당초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결과 함께 불법대출한 S사 대표 민모씨의 대출금 250억 중 70억원이 박씨에게 지원됐으며 R사대표 이모씨의 대출금 67억원 중 60억원도 박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280억원이 박씨에게 돌아갔다는 것. 이에 따라 이 자금의 사용처가 어디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불법 대출금 중 일부를 청와대에 근무하다 최근 벤처기업 창업 지원 회사를 설립한 동생의 사업자금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중에 있다. 그러나 이 자금이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앞으로의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혹 3 - 공권력이 동원됐는가

박씨 형제의 청탁을 거절했던 신용보증기금 간부가 청와대 사직동팀의 내사를 받은 이후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등 곤욕을 치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만약 이런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사적인 문제로 국가 공권력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현정권의 도덕성에 커다란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련, 박씨 형제는 지난해 3월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 이운영 당시 지점장에게 15억원의 대출을 위한 보증서 발급 등을 요구했으며 이씨는 A사를 부실기업으로 판단, 줄곧 청탁을 거절하다가 5억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박씨 형제는 이를 거부했고, 이후 이씨는 대출 보증과 관련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사직동팀의 내사를 거쳐 지난해 8월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기소중지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 부인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이 특별한 이유없이 일개 지점장을 내사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느냐"며 고위층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혹 4 - 지점장 신씨의 행보

박혜룡 씨 등 3명에게 거액 불법대출 방법까지 알려주며 무분별한 대출을 해준 신창섭 전 지점장에도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신씨는 "이미 대출된 200억원의 부실여신을 회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일개 지점장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부실업체에 지원했던 이유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 즉 현직 모 장관과 친척임을 강조한 박씨의 지난 행태를 볼 때 외압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신씨는 박씨와 무역금융을 가장한 불법대출을 공모했고 박씨로부터 대출사례비 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구속된 상태다. 이와함께 역대 지점장들에 대한 조사, 은행 간부 등의 묵인 등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 의혹 5 - 검찰의 미온적 태도

당초 불법 대출건은 한빛은행쪽이 자체 감사를 하면서 적발했고, 이 때부터 '정부 고위층 개입'이 공공연하게 거론됐지만 검찰이 불법 대출 커넥션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축소시키려 한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박씨의 동생이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은행가의 소문을 입수했음에도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즉 여론에 밀려 수사를 확대시키긴 했지만 당사자들이 이미 대응할 만한 시간을 줬다는 것.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신씨와 박씨, 그리고 관악지점 기업고객팀 대리 김영민씨 등 3명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어떻게 결정나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메가톤급 지각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게 정가 관계자의 이야기다.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으로 가뜩이나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불법대출 사건은 향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북화해와 함께 현 정부가 가장 큰 자랑으로 내세우는 '권력형 비리' 실종 주장에 커다란 상처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한빛은행측의 요청으로 시작된 고발사건이라는 점에서 고발 내용에 대한 수사가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 '권력형 비리'가 발견될 경우 덮여졌던 정치권의 썩은 고름을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다.

덧붙이는 글 | 민주신문 177호

덧붙이는 글 민주신문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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