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청 더운 날씨입니다. 특히, 하교길에는 말이죠.
오늘 학교가 끝나고 얼굴이 벌겋게 익어서 우리 가게(떡집)에 들어왔습니다. 엄마는 저를 보시더니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갛냐고 선풍기를 가까이에 놓으셨습니다.
선풍기를 쐬면서 엄마와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아빠께서 식물에 관한 자격증 시험에서 1차 합격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저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보니 할머니께서 와 계셨습니다. 저는 "할머니 왔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래, 송이 왔냐?" 그렇게 다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속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다녀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시경 검사를 해서 몸이 안 좋다는 말에 전 좀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갓난 아기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왔기 때문에 중학교에 들어와서야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과는 2년반 정도 밖에 살지않은 셈이지요. 그렇게 걱정을 하다가 아빠 일이 떠올라서 전 "할머니, 아빠 시험 1차 통과했데!" 그렇게 신나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할머니는 "그래? 아빠 공부 엄청 잘 했다고 했잖냐!" 하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그럼, 할머니가 어떤 일을 해서라도 아빠 좀 많이 가르치지"하고 말하자.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고 5남매나 되는데 어떻게 가르쳐.
그리고 전 잠시후에 또 "할머니! 고모랑 아빠랑 나이차이가 왜 그렇게 많이 나?" 그랬더니 할머니가 "너희 아빠 아래로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돌때 홍역에 걸려서 죽었다. 그래서 고모랑 나이 차이가 많은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전 할머니를 쳐다봤는데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아채곤 얼른 일어나셔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죄송하던지.
할머니의 눈물을 본 후 솔직히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지만 할머니께서 더 많은 눈물을 흘리실까봐 아무말도 꺼내지 않고 그냥 묵묵히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우리 할머니께서는 18살에 시집오셔서 35살 쯤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우리 막내고모의 나이는 겨우 3살이었습니다. 전 할머니의 아픔을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딘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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