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3> 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

우리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등록 2000.08.30 20:08수정 2000.08.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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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빠 후배의 도움을 받아 이사를 하였다. 빚도 다 갚아갔다. 그래서 또 하나의 가게를 냈다. 후배가 금메달을 딴 자금으로 시작해서인지,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는 수입고기 판매점을 내서 이모에게 넘겨 주었다. 그러나 얼마하지 않아서 그만둬야만 했다. 국산고기가 훨씬 좋아서인지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수입고기는 싼맛에 식당에서나 사가서 그렇게 이익이 많이 남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다시 식육점을 개업했다.

식육점을 2군데 운영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이모는 정말로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90평짜리 대지에 30평 건물안집을 마련했다. 정말로 기뻤다. 불갑에 혼자 계시는 할아버지도 모셔왔다. 드디어 온가족이 한집에 모인 것이다. 우리 막내 수산이가 3살 한창 귀여운 나이였다.

할아버지께서는 늘 웃고 계셨다. 뭐가 저렇게 즐거우실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사온 지 2년 지나고 봄에 할아버지께서는 몸져 누우시더니 다시 일어나실 줄 모르다 결국 천국으로 가셨다. 즐거웠던 세월을 한 2년 사셨나 보다. 부모님은 슬퍼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2년이라도 살았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큰 불효인가.

우리는 아직도 철이 없다. 날마다 놀기나하고 수산이 데리고 유치원 가라고 하면 영광 시내만 한바퀴 돌고 집으로 오곤 했다. 찻길인데 위험하게 길도 건너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도 아찔해진다.

그러다 가게를 한군데 처분했다. 그리고는 홍놀 원자력 발전소 근방에다 큰 식당을 시작한다고 했다. 가서 보니까 엄청나게 크고 좋은 집이었다. 옛날 고가집, 거기에서 불고기, 장어구이, 갈비 등등... 없는 게 없이 구비해서 식당을 했다.


밤11시, 12시까지 손님이 많았다. 장사가 잘되니까 종업원도 12명씩이나 두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힘들어하셨다. 새벽 3시, 4시경에 작업장에 나가서 밤에는 식당에서 11~12시까지 종업원들과 일을 했다.

주방장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때는 총각이었다. 뜨게질도 잘하고 목소리도 여자같고 앉는 모습도 여자처럼 앉았다. 그러나 순진했다. 사람이 좋아보여서 우리도 무척 따랐다.


그러던 어느날 그 주방장 아저씨가 아빠에게 식당을 인수해 달라고 사정사정해서 결국 아버지께서 식당을 넘겨 주었다. 그런데 한 1년쯤 했을까? 그 아저씨는 집세가 너무 비싸다고 했다. 장사도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그러면 집을 비우라고 했다. 정말로 사람 속은 모르는 것이다. 처음과 나중이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아버지께서는 큰 도움을 주고 배신만 당한 격이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영광읍에서 식육점을 운영하시는데 우리 식육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마침 식당이 비어 있으니까, 사촌되는 당숙이 자기에게 달라고 해서 집을 빌려주었다. 당숙은 가정 불화가 심해 식당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하는 사람은 우리 아버지. 그래서 어머니께서 직접 식당을 운영하시기로 했다. 식당은 상상 외로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였다.

정말 그때의 일은 잊을 수 없다. 잘하고 있는 식당을 또 당숙이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 그래서 또 임대를 주었다. 아버지의 친척 되고 형제간이라 아버지는 또 주셨는데 결국은 이들 부부가 이혼하고 말았다. 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이었다.

아빠는 그 식당에 질려서 가보시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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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십니까? 저는 한송영이라는 사람입니다. 국어 선생님을 통해 여기를 알게 되었는데... 참좋은 곳입니다,,저는 김수인군(국악 신동)을 잘알고있습니다. 그래서 김수인군의 모든것을 신문으로 만들어 보고 싶고..우리주의에서 일어나는 보든것을 쓰고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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