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가 뉴스 만드는 재간과 감각은 뛰어나다고요?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자질과 수준에 대한 의구심

등록 2000.08.31 20:31수정 2000.09.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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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디지탈 조선 이메일 동호회를 통해 날라온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읽고 답답해서 적어 본 저의 심정입니다.

■ 김영삼 전 대통령(YS)에 대한 얘기

안녕하십니까. 한나라당에 출입하는 김덕한 기자(ducky@chosun.com)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YS 담당이 된 뒤 YS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7월 12일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상도동 YS의 자택을 전격 방문했고, 7월 17일에는 YS가 휴가지인 부산에서 이 지역 의원들을 모아놓고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한나라당 이 총재,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에 대해 거침없는 인물평을 쏟아내 화제를 모았습니다.

7월 21일에는 정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건립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난해 또 한번 뉴스거리를 제공했고, 8월초에는 YS가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 사비(私費)를 들여 자신의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이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두 번에 걸쳐 만나겠다고 했는데 국가정보원이 면담을 막고 있다'고 폭로해 기사가 쏟아졌고, 그 후 황장엽씨가 YS의 면담 신청 사실을 YS의 폭로 이전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선일보에 보도되면서 "이 일은 일개 국정원장이 할 수 없는 일로 전적으로 DJ가 거짓말을 한 것이며 이 정권은 '거짓말 정권'"이라고 일갈, 며칠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8월 24일에는 내·외신 기자들을 상도동 자택에 모아놓고, 이번에는 그의 대변인 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웅 의원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공했습니다. 보도된 바와 같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위헌이라고까지 공격했고 "김정일이 통일정부의 대통령이라면 김대중씨는 총리도 아니고 장관 정도다", "김정일이 회장이라면 김 대통령은 사장도 아니고 전무도 안된다"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막가파식' 비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기사를 쓰면서 느낀 것은 'YS는 정말 뉴스 감각이 있구나'하는 것입니다. 다소 무모하고 저돌적인 것 같으면서도 뉴스가 될 만한 것은 귀신같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장을 뛰는 기자들이 '지금 어떤 얘기가 나오면 뉴스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에 YS야말로 가장 잘 부합하는 취재원 중의 한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급기야는 "이회창 총재보다 YS 기사가 더 많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됐지요.

YS가 자꾸 지면에 등장하면서 담당 기자들은, '왜 자꾸 나설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뭔가 사고를 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됐습니다. 이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정치 현업에 있는 다른 취재원과는 달리 YS는 매일 만날 수도 없을 뿐더러 전화 통화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YS로 통하는 유일한 '창'은 그의 측근으로, 아직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의리파' 박종웅 의원 밖에 없는데, 그는 사안이 있을 때이면 좀처럼 연락이 안되기로 유명합니다.


이것 말고도 YS 담당기자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제발 YS 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당장 저부터도 YS 기사를 쓰면 다음날 이메일을 통한 독자들의 항의가 쏟아집니다. '나라를 망친 YS를 제발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은 그나마 점잖은 편에 속하는 것이고, 심하게는 "돌대가리 YS와 붙어먹는 너(기자)도 돌대가리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YS는 계속 '나설'까요. YS 비서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그 이유를 '영향력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YS는 수시로 자신의 옛 보좌진들을 불러 식사를 같이 하려 하고, '배신자'에게는 반드시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심지어 상도동 출입금지까지 시킨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국내외 남북문제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면서 정부의 대북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기도 했습니다. 'DJ에 대한 영원한 경쟁의식'이 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종웅 의원도 "YS는 퇴임 후 지금까지 정말 남들이 하지 못하는 꼭 해야 할 말만을 해왔다"며 "YS는 넓은 의미의 정치활동을 할뿐이지 결코 좁은 의미의 정치판으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YS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의문점이 박종웅 의원입니다. 박 의원은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3선 의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에게 "도대체 박종웅 의원은 왜 YS '똘마니' 노릇을 아직도 하고 있느냐"고 물어옵니다. 그러나 밖에서 보는 것보다는 기자로서 보면 박 의원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참고로 지난 8월초 어느날 박 의원과 기자들이 점심을 같이 먹을 때 박 의원이 했던 말들을 정리해 놓겠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이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홈페이지(www.park21.org)에 글이 많이 올라온다. 그런데 10건 중 9건은 욕이다. 심지어 YS를 왜 자꾸 따라다니느냐며 '둘이 호모냐'라는 욕까지 올라온다. 그러나 YS에 대한 욕은 이제 정점을 지났다.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다.

YS에 대한 비판이 극에 달했던 것은 김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공격했을 때다. 그때 모든 사람이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그때 YS가 그 말을 가장 먼저 했기 때문에 DJ의 문제점에 대해 지금 이나마라도 공격할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사람들이 YS를 '또라이'라고 하고 나를 '꼴통'이라고 하는 것 다 안다. 또 나를 대학교도 안나온 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다 안다. 그러나 누가 맞는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북한에 대해 수구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도 가장 먼저 갔다온 국회의원이다. 98년 6월에는 '통일을 준비하는 의원 모임' 회장으로서 여야 의원 15명의 방북을 극비리에 추진, 북한쪽의 비자도 받았고 안기부장도 만나 타결을 봤다. 그런데 6·25가 겹쳐 행사 때문에 바쁘다고 북측이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한 달 연기했고 그 후 간첩선 사건이 터져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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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가 전직 대통령인 것은 틀림 없지만 과연 이 양반의 걸러지지 않은
목소리가 과연 뉴스감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른바 지식인이라면 지나온 불과 10 년 남짓의 우리 역사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평가 조차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요 ?

전두환, 노태우 씨가 쿠테타를 통해 정권을 강탈했었던 것을 누구라도
부정 못 할 것입니다. 그들이 정권을 차지하고 했던 일이란 것이
국가의 안위와 우국충정에 바탕한 자기 헌신이 아니란 것도
누구나 알 것입니다. 수천억대의 부정 축재를
자행했고 그 과정에서 국민을 우롱하고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했습니다.

정치적인 투쟁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은 우리 나라가 정치 후진국이어서 정치적 행동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감수해야 될 불가피한 손실이라 합시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적 혼란을 스스로 조작해 내었고 민중을 흥분시켜
적지 않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았고 정치적 정당성을 강변하기위해 역시 애매한 무수한 사람들의 인신을 구속하고 양식 있는 많은 사람들을 생계가 달린 직장에서 내몰았습니다. 기업의 활동과 금융
시스템에 자의적인 개입을 통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정축재를 자행
했고 경제 시스템에 후유증이 긴 혼란과 부담을 발생시켰습니다.

전대통령 시절 3저 호황이 있었고, 노 대통령 시절에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하나 그것이 어떻게 그들의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까? 우리 민족의 근면성과 대가를 따지지 않는 향학열이
그 바탕이 되었던 것이고 굳이 정치 지도자의 역량으로 따지더라도
박 대통령의 업적의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결국 신군부 세력의 12 년 통치가 어떤 것이란 것은 정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YS 도 뻔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노태우 씨와 야합했습니다. 여하한 명분으로 분식한다 하더라도 대통령 병 환자의 욕심이 정치적 신의와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도록 한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노태우 씨의 집권의 발판도 YS 의 욕심 때문이었다 '보는 것이 더 옳지 않겠습니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YS 가 집권하게
된 것은 이 나라 매스컴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 가능했겠습니까 ?
이 나라 신문 기자들은 황영조의 조 자도 몰라 작 이라 읽고
핵지뢰의 존재 조차 몰라서 핵발전소와 혼돈하는 YS 의 무지와
무식을 정말 몰랐습니까?

집권한 YS 가 한 것이 무엇이었던가요 ? 신군부를 숙정하고 금융실명제실시와 토지 공개념 정책, 공직자 재산 등록제 등은 평가 받을 만
합니다. 그 의도에는 정치적 불가피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민주화
과정의 일 단계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대의 폭군 카리쿨라와 네로도 집권 초기의 인기 정책은
국민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정치 지도자 란 사람이
엄연한 실체를 지닌 북한 정권을 상대로 '흡수통일' 을 운운하며
남북 관계 발전을 5 년 이상 지연시키는 망발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미 수서 사건으로 부패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한보에 수천억대
아니 수 조대 사기를 하도록 하며, 삼성자동차를 허용함으로 국가의
기간 산업을 요절을 내고 환란 위기를 자초한단 말입니까?

북한의 핵공갈 위협에 대해 속수무책 철저하게 무능한 모습을 보여
자주 외교의 권한을 스스로 망가뜨리고, 오죽하면 다 죽었던
DJ 가 정치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더란 말입니까?

그런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 자체를 이 나라
국민의 정치적 수준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정치적
수준이란 따지고 보면 거대 매스컴의 정치부 기자들의 소신과
역사적 안목과 상식, 판단력의 수준인 것입니다. 그 사람들의
자질 만 개선된다면 국민의 정치적 수준은 하룻 밤 사이에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닙니까?

YS 가 뉴스 만드는 재간과 감각은 뛰어나다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실패한 정치가의 막가는 이야기를 재미
삼아 실어 주고 집권 야당(여당을 잘 못 쓴 게 아닙니다.)과
레임덕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려 그들의 무력함을 확인하려는
것은 아닙니까? 그 옛날 YS 언론 장학금에 대한 일말의 의리
때문은 아닙니까? 역시 판매 부수 올리는 데는 YS 대 DJ 라는
라이벌 매치가 최고라는 장사속은 아닙니까?

YS 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미국의 역사 속에도 비슷한 사람이
한 사람 나옵디다. 하딩 이란 양반이죠. 후임 쿨리지 대통령
시절 장기 호황으로 덮이긴 했지만 30 년대 세계 경제 공황과
2 차 대전으로 이어지는 인류의 비극은 무능하고 부패한 하딩
대통령 시절에 그 싹이 텄다는 분석이 있더군요. 그 사람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쓰인 말들이 YS 의 대선 캠페인 때
쓰인 말들과 흡사하더군요.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 '인사가 만사' 등등 그 사람의 대통령 병과 그 과정의 무리로 인한 자괴감과 상실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 치고, 그런 한심한 행태를 화제와 기사로 삼을 수 있는 기자 자질은 언제나 개선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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