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등과 관련해 최근 사회 일각에서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수사관행으로 봤을 때 정부 고위층 인사 관련 의혹이 있는 대형 비리사건의 경우 검찰에 수사를 맡겨봤자 납득할 만한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불신감이 사람들 머릿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결과이다.
실제로 지난해 있었던 옷로비 의혹 사건을 비롯해 정부 고위층 인사 관련 의혹이 있는 각종 대형 비리사건들에서 검찰은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해주기는 커녕 사실을 은폐 내지 축소하는 데만 급급한 인상을 보여왔다.
그 결과, 옷로비 의혹 사건의 경우 마침내 특별검사가 도입되기에 이르렀고,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과 성원 속에 수사에 착수한 특별검사팀은 기대만큼 속시원한 결과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속속 밝혀내는 등 그런 대로 소기의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특별검사제라는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심어줬다.
이런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과 특별검사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결국 이번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져 나오게끔 만드는 일종의 관행을 형성하고 있다.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일해줄 것을 전제조건으로 국민의 혈세를 축내고 있는 검찰측으로선 대단히 죄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해야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사회 일각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접하며 나는 '정말 이 방법 밖에는 없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지난해 옷로비 사건을 통해 특별검사가 보여준 한계라든가 수사능력 측면에서의 아마추어로서의 미숙함 등이 마뜩치 않게 생각됐기 때문이다. 수사 방면에선 몇 수 위의 프로급인 검찰이 '못하는' 일을 아마츄어인 특별검사가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 마뜩치 않게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현실적인 이런저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특별검사제 도입 목소리가 현재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결국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한다’는 의혹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권의 상호 이해관계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은 특별검사제를 고집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전환점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비난만 하고, 특별검사제 도입 문제로 소모적인 싸움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검찰이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으로 검사 개개인의 올바른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바탕이 돼야 하겠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국민적 감시와 채찍질, 그리고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장래 국회의원이 되길 희망하는 검사가 있다고 할 때, 여당에서의 공천보다는 검사시절 보여준 소신있는 업무 수행 정도에 따라 더 많은 표가 좌우될 수 있을 정도의 관심과 성원이 뒤따른다면, 정치권으로부터의 유혹과 압력을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동경지검 특수부를 전부터 동경해오고 있다. 권력가들과 당당히 맞서 빛나는 승리를 쟁취해 냄으로써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해오고 있는 용기와 신념 때문이다. 만일 이 땅에도 동경지부 특수부와 같은 이들이 있다면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금처럼 시시때때로 불거져 나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특별검사제는 일종의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 당장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겠지만, 그리 오래는 가지 못할 임시 약효일 뿐이다. 병은 그 근본을 잡아야 비로소 치료가 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특별검사제 같은 것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투철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으로 무장해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 앞에서도 당당히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특별검사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나는 검사들이 삼부의 하나인 사법부의 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일원으로서 스스로의 명예를 좀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위치에 걸맞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져주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명예를 아는 검사가 사람들로부터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는 풍토가 이 땅에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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