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노조, 정치인 심판할 수 있어야

경찰노조이야기 6 : 정공법 전략

등록 2000.09.06 16:05수정 2000.09.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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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찰이익대변 실태

우리나라 경찰이 노조를 겨우 꿈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전략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경찰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머지 않아 우리나라 경찰도 자신들을 이익대변단체를 갖게 될 날이 올 것을 기대하면서 외국의 사례를 짚어보기로 한다.

미국 텍사스 경찰노조 위원장 드로오드가 경찰이 경찰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시위와 집회 방법 말고도 정치권과 직접적인 의사전달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선거에서 경찰이 가지고 있는 힘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매우 타당한 이야기이다.

경찰이익단체와는 거리가 먼 경찰청장, 공제회, 경우회

우리 나라 경찰은 시위와 집회는 커녕, 정치권에 대한 의사전달 역시도 예컨대 '경찰청장' 명의의 예산 확보 요청문 같은 형태로 되어 있어서 변칙적인 의사전달 방법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개개 경찰관들이 경찰청의 지도로 언론에 보수 현실화나 각종 당면 애로사항에 대하여 독자의견 등을 쓰는 것은, 경찰이익대변단체가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반향을 기대할 수 없는 안타까운 몸부림에 불과하다.


그리고 경찰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찰청장은 사실 경찰관들이 선출하거나 경찰이익대변단체의 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 임명한, 형식상 경찰의 대표이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이익(또는 경찰이익대변단체)과는 배치될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경찰청장이 경찰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한다면 그것은 필시 경찰이익과는 다른 어떤 의도를 가진 것일 가능성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경우회는 퇴직 경찰관들의 친목 모임이며, 경찰공제회는 말 그대로 공제사업을 하는 곳이다. 공식적인 경찰이익대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마도 경찰이익대변단체 건설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할른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드로오드 위원장이 강조하는 정공법의 논리를 소개한다.

정치협상, 정공법이라야

미국 텍사스 경찰노조 드로오드 위원장은 '정공법에 의한' 정치적 로비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그는 의회 의사당 밖에서 집회를 하는 과거의 보다 전통적인 방법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드로오드는 "정치인들은 의사당 안에서 창 밖으로 여러분 집회를 내려다보기는 하지만, 여러분이 떠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잠깐 동안 불쾌하게 만들지만 곧 떠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고 지적하였다.

정치인들을 개인적으로 직접 상대하여 "그들 정치인들이 있는 바로 그 공간 속에 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정치인들의 주의를 휘어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드로오드는 지적하였다.

그는 필요하면 심지어는 대중들이 분노하게 되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정치인들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 불편 느껴야 해결책 모색 시작

그는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기 시작해야, 즉 국민들의 생활이나 정치적 장래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야, 사태들은 해결되는 법입니다" 라고 지적하였다.

또 그는 정치인들은 그들이 경찰에게 공약한 사항 그 무엇이라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드로오드 위원장은 강연에서 텍사스주 법집행기관 노조연맹협의회(CLEAT)가 제작하여 실제 현장에서 여러 번 사용한 바 있는 TV 광고용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회의장에서 자신의 전략들을 보여주었다.

각각의 비디오테이프들은 그래픽 자료, 장애자가 된 부상당한 경찰관의 격정적 분노의 모습을 담은 자료, 피살당한 경찰관의 가족에 대한 인터뷰 자료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경찰노조 홍보용 비디오 테이프

또 다른 비디오들은 어느 한 경찰본부장의 기자회견장에서 드로오드 위원장이 불쑥 끼어들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호주 경찰연맹 알렉산더(Peter Alexander) 위원장은 호주 경찰연맹 역시 드로오드 위원장 말대로 "좀더 눈에 띄도록" 활동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해관계들을 대변하는데 있어서 노동조합은 대중성을 띠기보다는 성공을 거두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경찰연맹 역시 정공법 채택

그는 "저는 '정공법'대로 하는데 아무런 어려움도 겪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정치인들은 여러분의 표를 얻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정공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우리들은 그들이 의사당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는지에 관하여 '정공법'대로 하지 못할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

"우리가 정공법대로 하는 것이 예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편의적 발상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의 이익과 안전이야말로 단체협상체결 의정서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미국 텍사스 경찰노조와 호주 경찰연맹의 연대

호주 경찰연맹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한 드로오드 위원장은 시드니와 호바트 경찰노조총회에서도 연설한 바 있다.

드로오드 위원장은 자신의 강연이 호주 경찰노조 직원들이 그들의 노동운동 기법을 보다 날카롭게 발전시키며 노조의 '근본 사명'에 투철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는 호주 경찰노조가 경찰노조의 "다음 단계"로 이동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다음 단계로 가든가 아니면 원하는 바를 얻어내지 못하든가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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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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