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목욕 3

등록 2000.09.26 23:21수정 2000.09.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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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7년이 넘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제사때만 되면 생선이며 산적 부침개 등을 정성스럽게 장만하시고는 제사를 지낼때 "아버님, 행복하게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고 눈물을 흘리시면서 절을 하신다. 어릴적 어머니께서 할아버지 제삿날 하시던 말씀을 이해 못했었는데 이제는 조금은 알 수가 있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 자식이 부모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해드려야 되는 일이 어떤 일이라는 것을...

며느리와 손자를 알아보시지 못하고 욕을 하시지만 그것이 결코 미워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고 자식을 키우실 때 힘들어서 생긴 병으로 인한 것이고, 밥을 금방 잡수시고 하나도 드시지 않았다고 말씀을 하실때는 어린 자식을 위해 당신이 밥을 잡수시지 않고 자식에게 밥을 남겨 두셨기 때문이고, 변이 묻은 기저귀를 손으로 만지실 때에는 어린 자식의 기저귀를 갈아치우시던 일이 생각나서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고. 또, 병원에 계시면서도 집으로 가시자고 한 것은 어릴 적에 가족과 계시던 고향생각이 나서 그렇게 하셨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나의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유난히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소꿉장난을 할 때면 언제나 학교놀이를 하였고, 선생님은 꼭 내가 했었다.

그리고 학교에 들어가서 더욱 더 나의 마음에 선생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잡게 된 이유는, 선생님들의 자상함과 열성적인 가르침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연세의 선생님이 손자와 같은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운동도 하고 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하는 모습을 보았을때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지금도 그 꿈은 변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아프신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돌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제가 느낀 글을 쓴 할아버지의 목욕 그 3번째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아프신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돌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제가 느낀 글을 쓴 할아버지의 목욕 그 3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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