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0.10.01 13:55수정 2000.11.14 09:35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7살때였나?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친구들과 떼를 지어 온동네를 활보했던 기억이 나요.
시냇가에서 담력운동을 한답시고 가을바람이 쌀쌀하게 불던 곳에서발가벗고 들어가 물장구도 치고 놀다가 다음날 감기에 걸려서 부모님께 혼이났던 일도, 그때 한참유행하던 비디오 '바이오맨'에서 나오는 역할을 맡아 정글짐(놀이기구)에서 서로를 탐색하며 정의의 사도가 되었던 일도...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놀이었지만 그 시절 골목대장으로 선임되어 있었던 저에겐 엄청난 계획아래 이루어진 놀이었답니다.
노래면 노래, 공부면 공부 못하는게 없었던 민희, 여자아이처럼 잘울고, 웃었던 용준이, 키도 크고 성격도 호탕해서 듬직했던 기대, 반달형눈이 너무 처럼 너무 맑았던 효진이, 새침데기 경아, 살찐다며 지금까지도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동민이, 키도 작고 뺀질거려서 그냥 한대 패주고 싶었던 준영이... 어른들이 말씀하시곤 하시는'깨복쟁이'친구들이랍니다.
어렸을때부터 봄엔 삐삐따러 다니고, 여름엔 아카시아두그루에 둘러 싸인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가을엔 교회앞에 있는 밤나무아래서 목사님과 함께 밤도따고, 겨울엔 집에서 고구마를 5개씩 가지고 공터에가서 은박지에 쌓은 고구마를 장작불에 익혀 구워먹기도 했었는데...
한사람씩 순번을 정해서 숙제를 하러 집에갔었던 기억도, ( 그때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간식이 먹고싶어 갔던적이 더 많았죠. )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일명 '박쥐인간'이 되어 벌개진눈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도, 추억으로 뭍어 두어야 할까봐요.
저번주 일요일(9월 17일)이었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였어요. 어렸을 때 같으면 살금살금 들어와 뒤에서 '똥침'을 하는 등 장난을 하며 웃음보따리로 시작했을텐데 그저 잘지냈냐는 안부를 물으며 만나는 자리가 어색하기만 하더군요.
친구들과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기위해 여벌옷도 준비했었는데... 걸죽한 물덩이만이 자리잡고 있는 지금의 냇가에서 물장구란 상상을 할수 없었죠. 아쉬웠어요. 유치원때처럼 온동네를 활보하면서 뛰어놀고 싶었는데...
유흥주점이 하나씩 들어선 동네엔 예전 '고추할아버지'도 이사를 가시고 찾아 볼 수가 없었어요.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친구들과 놀았지만... PC방에 가는 것도, 오락실에 가는것도, 원카드를 하는것도, 노래방에가는 것도... 그때만은 그리 신나지 않았답니다.
친구들도 섭섭하고, 아쉬웠나봐요. 친구들과 어렸을적 놀았던 일들을 회상하며 헤어졌습니다.
다음번 친구들과 만날때는 만났던 날들을 녹음해 놓을 생각이예요. 그래서 우리들이 만난 흔적을 남겨놓으려구요. 아마 십년이 더 지난후면 저에게 소중한 추억거리가 더 많아질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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