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야당의 집안사정이 우습게 된건가?

자존심 꺾고 영수회담 제의한 이 총재에 기대

등록 2000.10.03 19:31수정 2000.10.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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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내에 여야영수회담이 열리고 국회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일 열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회견은 그간의 사정을 차치하고, 제1야당총재의 바람직한 모습의 일면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제문제, 남북문제, 사회문제를 국회가 제대로 챙기기 위해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국회로 하루 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면서 "(김대통령은) 이런저런 조건없이 당장 저와 만나 국회정상화 문제를 매듭지을 것을 제의한다"라고 밝히며 여야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함으로써 국회정상화의지를 보였다.

물론 이런 제의를 거부할 경우 분연히 투쟁할 것을 경고하였지만 산적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정상화를 갈망하였던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 아닐수 없다.

지금 당장 국회가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산적한 과제를 처리할 시간이 남은 두달여로는 빠듯한 형편이기에 하루 빨리 여야간의 합의로 국회가 제 기능을 하기를 바라지 않을수 없다.

이회창총재는 이번에 두가지의 긍정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째는 여당의 실정,의혹에 대해 규명과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에도 자체적인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김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사실상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등원해 국회를 정상화시키길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여당에 무조건 반대하고 투쟁하는 야당총재의 모습이 아니라 국민의 기대를 생각하는 정치지도자의 면모를 보인 것이다.


둘째는 야당내의 선등원론을 주장하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당내 여론을 적절히 수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총재만의 독재정당이 아닌 민주정당의 면모를 보인 것이다.

앞으로 이번 이총재의 영수회담제의에 이어 국회정상화까지 순조롭게 여야간의 대화가 잘 진행되어 대결과 투쟁으로 점철된 여야관계가 상생과 협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면 우리 정치현실에서 너무 과한 기대일까?


하지만 현실은 협력과 화해, 대화보다는 대결과 투쟁을 부추기는 의견도 만만찮은 형국이다.

우리나라 '제1의 신문'이 남북간의 화해, 협력보다는 대결과 승리에 우위를 둬 정부의 대북정책에 많은 비판을 한다는 비난도 많은 터에 야당총재를 대결과 투쟁으로 훈수하는 듯한 경향도 또한 보이고 있다.

일전에 연세대를 이총재가 강연차 방문했다가 학생들의 시위대를 피해 뒷문으로 나왔다가 왜 정정당당히 학생들에게 부딪히지 않았냐고 나무라는 사설을 본적이 있었는데, 아마 정원식 전총리가 밀가루를 뒤집어쓴 추억의 장면이 그리워서 그런 것 아니냐는 오마이뉴스 독자의견을 본적이 있다.

10월3일자 사설에서 10월2일 기자회견내용을 두고 또 다시 이총재를 나무라고 있다. 제목부터가 '야당의 집안사정 우습게 됐다'이다.

등원에 쫓기게 된 형국이 "무엇보다도 그것은 한나라당 비주류 세력들에 의한 '적전 분열'사태가 가져온 내홍의결과라 하지 않을수가 없다"란다. 또 "이렇게 될 바에는 야당은 애당초 무슨 결의로 등원거부와 장외투쟁에 나섰던 것인지 자괴해 마땅하다"라고 힐난하고 있다.

요는 요구사항을 얻어낼때까지 계속 장외투쟁과 등원거부를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는 야당이 부끄러워 해야 마땅하다는 것인데...

"당을 이끄는 이회창 총재에게는 비주류세력의 평소 동향을 비롯, 이러한 내분사태까지 감안한 중.장기적 플랜 아래 대여 투쟁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을 하지않을수 없다. '벼랑 끝' 이후까지를 통찰하고 당을 단합되게 이끌어가는 리더십의 확립이 절실한 시점에 이 총재는 그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또 다시 이 총재를 나무라고 있다.

과연 '벼랑 끝'이라는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식 벼랑끝 협상을 의미하는것인지, 의료계 폐업마냥 막무가내식 투쟁인지 모르겠지만 그 어느 것도 국정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다수야당의 투쟁방식이라면 우려가 되지 않을수가 없다.

올바른 국회의 기능을 통한 국민과 민생을 위해 여, 야간의 싸움과 투쟁을 말리고 화해로 이끌어야 할 언론이 이렇게 대결과 투쟁을 부추기는 것은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총재의 영수회담 제의와 등원 움직임을 "유리했던 정국을 불리하게 마무리하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야당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이제 '등원거부'의 어거지로 희석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은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원하는 다수의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무작정 야당의 등원을 촉구하는 것은 아니다.
한빛은행 특검제, 선거부정축소 은폐 국정조사, 국회법 개정안 처리문제도 중요하다. 국민이 납득할수 있게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의 민생과 관련해 하루 바삐 통과되어야 할 최저임금법,국민연금법,소득세법 등을 비롯하여 국정감사, 예산안 심의 통과 등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가 산더미같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의 박지원장관도 사퇴하였고 검찰수사가 현재 진행중이며, 야당도 몇번의 장외집회로 국민에게 알릴만큼 알린 만큼 이제는 국회의원의 자리로 돌아가서 국회의원의 일과 진상규명을 병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면에서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이 총재가 고집과 자존심을 접고 국회정상화를 위한 총재회담을 거듭 제의하고 여당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은 오랜만에 우리정치에 한가닥 기대를 가지게 할만한 모습이 아닐수 없다.

국민들의 기대를 언론이나 정치권은 저버리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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