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토론 '황당' '성공'

안티조선 대표 김동민 교수의 TV토론 자평

등록 2000.10.03 18:36수정 2000.11.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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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 9월 28일 저녁에 있었던 MBC 100분토론에 참여한 김동민 교수의 '토론 평가'입니다--편집자)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치고 간 기분이다. 아니, 기세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바람은 세다. 다만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 날의 황당했던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이겼느니 졌느니, 밀렸느니 어쨌느니 평가도 다양하다. 물론 내가 보더라도 아쉬움은 많다. 웬만큼 준비도 했건만 충분히 반박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의 의미는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안티조선운동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 그 점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성공한 토론이었다고 본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프로(pro)조선측의 반응에서도 읽을 수 있다.

요 며칠 사이 내 연구실의 자동응답기에는 항의 또는 협박성의 전화가 몇 개 걸려왔다. 요지는 하나, 당신들이 뭔데 조선일보 볼 권리를 빼앗으려 하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욕지거리도 곁들여 있다. 그런 신문을 보다 보니, 독자들도 거의 그런 수준이 되는 모양이다. 어쨌든 이번 토론이 저들에게 타격을 주었다는 반증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말 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혹은 알면서도 엉뚱한 소리를 해대며 비난하는 방식도 꼭 빼닮았다. 우리는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볼 권리를 빼앗겠다고 말한 적도 없고 그럴 의사도 없다.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면서 협박을 해야 할 만큼 저들의 논리는 빈약한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조선일보가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을 폭도로 몰았다고 해서 광주민중항쟁 발발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그런 방식은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무관심만 불러올 뿐"이라고 했단다(미디어 오늘 8월17일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아닌가? 같이 토론했던 상대편 패널들도 이 수준이었다.


나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한 네티즌으로부터 다혈질로 보인다는 걱정을 들었고, 한편으로는 '수구'니 '극우'니 하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뒤로 하면서 난생 처음 나서는 TV토론에 임하였다. 물론 그런 충고가 아니더라도 이념논쟁은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저쪽은 이념문제로 다그쳐 왔다. 이 점에 대해서는 수세로 몰린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들의 입을 통해 조선일보가 극우 수구언론이라는 사실을 공표한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사실 이번 토론은 우리가 상대의 공세를 방어하면서 안티조선운동을 홍보하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공세를 취하지만, 안티조선을 주제로 하는 토론에서는 입장이 반대가 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을 공격할 이유가 별로 없는 토론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밀리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그 사람들과 논쟁을 벌이려 한 과오는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인쇄매체가 아닌 TV에서 조선일보의 극우적 성향을 두고 논쟁을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걸 피해가면서 논점을 잡아야 하는 애로가 있었던 것이다.

이번 토론은 또한 안티조선측이 감당해야 할 과제도 부각시켜주었다. 통일된 목표를 설정하여 대중적인 캠페인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차원에서 준비하고는 있지만, 그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를테면, 안티조선운동의 목표가 조선일보의 발행부수를 줄이는 데 있느냐는 김용서 교수의 질문에 김정란 교수는 아니라고 대답한 부분이다.

그동안 주장해온 바에 비추어 보면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틀린 대답은 아니다. 조선일보의 실체를 알려 구독자 수가 줄게 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부수가 늘어나더라도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높이 평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판촉활동을 해준다고 빈정거리는 조선일보 사보나 실제로 그리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민주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상공세와 허위왜곡보도를 일삼는 조선일보는 저널리즘정신을 내팽개치고 있다. 무력에 의한 것이나 언어에 의한 것이나 테러는 테러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행사하는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야비한 테러를 가하는 정체불명의 협박꾼들이 있는 한 안티조선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엄청난 테러에 시달리는 김정란 교수께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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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한일장신대 교수,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민언련 공동대표,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이사장 등 역임, 리영희기념사업회 대표. AI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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