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가기 위해선 국보법 자체가 필요없는 것"

명동성당 농성중인 진재영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

등록 2000.10.04 00:31수정 2000.10.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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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명동성당. 이곳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천막수만 4∼5개다. '국가보안법 관련 정치수배 전면해제를 위한 농성단'은 진재영 군(94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4명의 정치수배자들이(유영업-97년 5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의장 권한대행, 최을진-97년 경북대 총여회장, 이동진-99년 조국통일위원회 위원) 생활하고 있다. 이들의 농성이 진행된 4개월 사이 수배자는 절반인 2백32명으로 줄어들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지금이 국가보안법 철폐(이하 국보철)의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농성은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하나의 방법이다." 7년간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진재영 군은 지난 5월부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진행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한다.

94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선거때 결선투표까지 치른 끝에 52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된 진 군. 선거 결과를 학우들의 채찍으로 보며, 학우들에게 살아 숨쉬는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학우들이 학생운동을 반대하고 자주·민주·통일 운동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복지나 학우들이 참가 가능한 사업에 소홀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거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가보안법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이다. 단대회장이라는 이유로 수배 대상자에 올라 가족들과도 연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진군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달만에 알았어요. 여전히 명절때면 할머니, 어머님이 많이 우시죠"라고 말한다. 그는 할머니의 '재영아 언제 올꺼냐? 나 죽으면 올꺼냐?'는 말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놓는다. 게다가 보안수사대가 9년 동안 사귀고 있는 그의 애인 회사까지 찾아가는 일도 많았다고.

그의 이런 수배생활은 가족의 믿음이 뒷받침 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부모들은 올해 한양대서 열린 통일대축전에도 참가했으며, 그의 어머니는 민주화가족실천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활동을 하고 있다.
국보철의 당위성은 오래전부터 주장돼왔으며, 지난해부터는 각 사회단체에서 국가보안법철폐 공동대응을 모색해오고 있다. 연대회의를 꾸려 각계각층이 국보법 개정 혹은 철폐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6·15 남북 공동선언은 국보법의 존재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국보법이란 명목으로 구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진군은 "국보법의 지속은 6·15 남북 공동선언을 파기하는 태도"로 "국보철 투쟁은 곧 정치수배 해제를 실현해내는 것"이기에 '대다수 단대 학생회장의 몫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민족분열의 비극적이고 특수한 상황을 이용하여 생겨난 악법이다"며 "남북의 정상도 만났고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는 등 평화통일로 가는 마당에 국가보안법은 존재할 필요가 없기에 기필코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보철을 위한 활동은 그를 비롯한 명동성당 농성단들의 인터넷을 통한 여론화, 국보철 서명운동 등으로 나타난다. '창살없는 감옥'이란 소식지나 퍼포먼스에서도 보인다. 또한 가족대표를 중심으로 공동대책위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나라 민주주의 실현과 통일을 이뤄가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자긍심을 가지고 통일이라는 역사적 위업에 같이 동참했으면 한다"며 진재영 군은 대학생들에게 작은 바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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