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신학기를 맞아 시내 S여고에서는 학부모 총회가 열렸다. 물론 학교측에서는 강당에서 각 교과담당 교사의 소개와 아울러 학교 운영에 대한 방침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각 교실에 모인 학부모들은 선생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한 학부모는 연초 전 문용린 교육부장관이 김대통령에게 보고한 '2000년도 주요업무계획'에 대한 의견이 제기, 관심이 집중되었다.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계획한 초.중.고교 영어수업을 내년부터 영어로만 진행된다는 소식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며 앞으로 일선학교에서 영어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를 놓고 자연스럽게 토론이 시작되었다.
학부모들은 현재 열악한 학교 현실에 대한 영어수업을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제주시 이도1동 김모 씨는 다행히 담임선생님이 영어과목을 담당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담임선생님께 "내년 영어수업을 대비해 1주일에 한번씩만이라도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 해줄 것"을 부탁했다.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의 의견에 적극 찬성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S여고 영어선생님은 학부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프로그램과 테이프를 준비했다. 그리고 반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었으나 학생들의 의견 또한 찬성과 반대가 팽팽했다.
학생들의 의견에 따르면 아직 한번도 영어로만 하는 수업을 학교내에서는 받아 본 적이 없어 좀 당황했으며 솔직히 선생님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 만큼 회화 능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우선 선생님과 학생들은 1주일에 한번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고 비록 수업이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무사히 첫 시간을 마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은 한결같이 힘들었다는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 후 두번째 시간을 갖기도 전에 학생들이 먼저 포기를 선언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현재 40명으로 구성된 한 학급 인원 중 2-3명 정도만 간신히 선생님 말을 알아 들을 수가 있었고 5명 정도는 힘겹게 따라 올 수 있을 정도. 그리고 나머지는 1시간 내내 헤매기만 할 정도였다.
즉 사설학원에서 원어민교사를 통해 수업 방식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수업 분위기를 파악했으나 그동안 학교 수업에만 의존해 온 학생들의 경우는 50분 수업을 지루하게만 느꼈을 뿐 아니라 도저히 수업을 따라 갈 수가 없는 형편.
교육부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초.중.고교에 대한 영어 수업을 영어로만 수업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지만 일선 학교의 사정은 아직 아무런 세우지 못한 상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는 교사 확충은 물론 예산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
또한 중학교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물론 연수를 통해 영어담당 교사를 늘려 가고 있지만 부족한 인원을 메꾸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등학교의 경우는 더욱 심한 형편이다.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1주일에 4시간 정도 영어과목이 편성되어 있으나 어학실은 물론 영어교사도 부족하며 원어민교사 확충은 꿈도 꾸지 못하는 학교가 많다.
이에 해당 교육청에서는 방학 때마다 영어 연수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몇 개월 연수를 통해 회화실력을 양성하기엔 무리가 있는 실정이어서 앞으로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얼마전 언론을 통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영어를 담당하는 교사들조차 15% 정도만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자신이 있다고 답변 해 일선 학교의 영어수업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를 위해 해당교육청에서는 원어민교사 확충과 교사임용고사시 회화비중 확대. 교사연수를 통한 인원 증가를 계획하고 있으나 현재 문법과 교과서 위주로 실시해 온 영어수업이 얼마나 고정관념을 깰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한 고등학교 영어교사의 말에 따르면 "회화 능력을 가진 교사 확충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받아 들이는 학생들의 회화 실력이 천차만별로 각자 눈높이가 많은 차이를 두고 있어 어느 수준에 맞춰 영어 수업을 진행 해야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육부의 방침대로 내년부터 영어수업이 무리없이 이루어질지 학부모.학생.교사.해당교육청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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