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0.10.06 22:33수정 2000.10.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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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고속버스터미널이 아닐까 싶다. 인테리어 감각이 없는 사람이 봐도 돈으로 발라놓은 듯한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의 시설이 모두 자리하고 있다. 강남점 영풍문고와 신나라레코드, 신세계 백화점, 영화관, 패스트푸드점 등. 게다가 하나로 통신매장에서는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7호선에 위치한 나에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프랑스에 가야하는 상황에서 비자발급 건으로 올라온 후배가 내려간다면서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오라 한다. 올 땐 기차를 이용했지만 갈 땐 쉽게 갈 수 있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겠다며 표 파는 곳으로 가더니 금방 식식거리며 온다.
" 언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
" 왜? "
" 글쎄 일반고속이 몇 개 없어. 운행시간표 한 번 봐보자. "
마침 계단 옆에 운행시간표가 입간판으로 있었다. 빽빽히 씌여진 곳을 손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세어보았다. 세상에나! 하루 운행은 모두 181회였다. 우등고속이 137회, 일반고속이 37회, 심야우등이 7회.
" 언니. 우리나라 사람 이렇게 돈이 많나? 일반이나 우등이나 별로 차이도 없더만, 왜 차 배차가 이러지? 정말 우습지도 않다. "
표를 사기위해 다시 간 창구에서 직원이 말을 얼버무린다.
" 우등이 많고 일반이 터무니 없이 많은 이유가 뭐지요? "
" 아아...그건..손님이 많이 없어서...... "
뒷말이 흐려지는 직원. 배차시간이 거의 5분 간격인데 입간판에 씌여진 운행시간과 표 사는 곳에서 알려주는 시간이 또 달랐다. 성질 급한 사람은 아마도 화를 내지 않았을까. 이렇게 불편한 것을 사람들은 그냥 견디고만 있는 것일까.
모양만 그럴싸하게 지어져 있으면 뭐하지. 근처엔 커다란 백화점과 영화관, 먹거리 가게가 있어 좋지만 정작 버스는 이렇게 회사측의 이익을 앞장세워 운행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어 이 정도 된 것만으로 다행이다면서 우등고속이 왜 많은 지에 대해 불만은 있지만 어쩌겠냐고 하는 어른. 그 옆에서 우린 왜 그런지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했지만 결국 고개만 끄덕일 뿐 차 시간이 되어 서둘러 자리를 피하신다.
덧붙이자면 일반고속의 요금은 13,000원, 우등고속의 요금은 19,300원이다. 6,300원의 차를 두고 있는 것에 얼마나 많은 서비스가 있는가. 요즘처럼 손전화가 있는 경우 공중전화는 글쎄다. 더군다나 어떨 땐 공중전화가 아예 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다만 편리한 것은 자리수가 적어서 좀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하더라도 일반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렇게 터무니없는 경우를 알고나 있는지.
회사측은 다시 한 번 고려해보아야할 것이다. 잠정적으로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언젠가는 조용히 일어설 것이므로. 비록 기차를 많이 이용하는 나지만 꼭 내가 이용하지 않는다하여 부당한 것을 그냥 넘어갈 순 없는 게 아닐런지.
그저 어쩔 수 없다면 그냥저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 흘러가버리자는 생각은 이제 그만 버려야할 때가 됐다.
우등은 20분 전에 와 기다리면서, 일반은 그 시간이 되어야 차가 온다면서 투덜대며 내려가는 후배의 뒷모습. 표를 사면서 "우등 탈래? 일반 탈래? " 했더니 "나 기차 탈거야!"하던 후배 말이 윙윙거린다.
근사한 터미널이 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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