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의 2차반론 "오마이뉴스, 이대로 좋은가"

등록 2000.10.30 17:04수정 2000.10.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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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다음 글은 <강준만 교수의 신동아 인터뷰 논란>과 관련한 강 교수의 2차반론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2차반론을 10월 29일 이메일을 통해 받았습니다. 편집진의 검토 끝에 이번 논쟁이 자칫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 강 교수측에 게재 여부를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런 오마이뉴스의 입장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면서 '인물과 사상' 홈페이지 토론방에 이 2차반론을 올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기자회원으로 가입한 기자가 올린 기사를 모두 자동으로 지면에 올리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기자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메일로 보내왔기에 강 교수와 게재 여부를 상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 그 내용이 강교수에게 불유쾌한 논쟁의 지속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게재 여부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를 덜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강 교수가 인물과 사상 게시판에 올린 글의 전문을 여기에 싣습니다.

더불어 강 교수가 2차반론의 말미에서 질문한 사항에 대한 답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열린 진보'를 편집철학으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약 6천여명의 기자회원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기사를 올리고 있으며 오마이뉴스 편집진은 '열린 진보'라는 편집철학을 기준으로 기사가치를 판단하고 배치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은 "그 어떤 내용이건 마음대로" 기사를 올릴 수 있습니다. 편집진에 의해 그 중에서 어떤 글은 생나무 기사(공식기사로 채택되지 않는 글)로, 그리고 또 어떤 기사는 공식기사로 채택하고 주요기사로 배치됩니다.


박성태 기자는 그 6천여 기자회원 중의 한 분으로, 박 기자가 쓴 <강준만 교수 신동아 인터뷰 비판>가 안티조선논쟁에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이었기에 주요기사로 배치하였습니다. 물론 강준만 교수의 1차반론도 주요 기사로 배치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강준만 교수의 언론개혁 노력과 안티조선운동이 더욱 알차고 풍부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 글들을 주요기사로 배치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강 교수의 언론개혁정신을 본받고 있으며 그 정신 위에서 새 언론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를 "비대매체들의 무한 성장주의에 따른 무책임과 오만을 배워가는 오마이뉴스"라고 보셨다면 오마이뉴스 편집진이 반성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이대로 좋은가?---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강준만입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선 저의 신동아 인터뷰를 둘러 싼 작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신동아 인터뷰를 추궁하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취재에 응해 매우 성실한 답을 드렸습니다만, 제 선의(善意)는,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엔, 다른 목적으로 이용당했고, 그래서 저는 제1차 반론에 이어 다음과 같은 제2차 반론을 드렸습니다만, 이건 오마이뉴스에 의해 게재를 거부당했습니다. 저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계속 논쟁에 임하고 싶었습니다만, 사정이 이렇게 되어 '인물과사상'의 홈페이지로 논쟁의 장소를 이동하게 된 점을 너그럽게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마이뉴스측은 저의 제2차 반론이 감정에 치우쳤고 생산적인 논쟁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게재를 거부했습니다만, 그건 제가 저를 취재했던 박성태 기자와 관련해 오마이뉴스에 제기했던 문제인지라 저로선 황당할 따름입니다. 이 문제가 저 개인 하나에 국한된 것이라면 저는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만, 저는 욕 많이 먹기론 한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처지인지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발언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의 제2차 반론 내용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저로 인해 부당하게 명예를 훼손당한 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또한 저는 벌써부터 비대매체들의 무한 성장주의에 따른 무책임과 오만을 배워가는 오마이뉴스의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것이 다른 모든 인터넷매체들의 윤리성 확보에 긴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제 반론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마이뉴스와 박성태 기자님께 묻습니다

저는 저의 신동아 인터뷰를 둘러싸고 오마이뉴스에서 벌어진 일련의 공방에 대해 곤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오마이뉴스의 시스템에 대해 작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박성태 기자님의 '편벽한 독단'이 안티조선운동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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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신동아와 조성식 기자님께 깊이 사과드립니다.(게재 여부는 신동아가 판단할 입니다만, 저는 사과의 뜻에서 이 글을 신동아 홈페이지에도 보내겠습니다.) 제가 박성태 기자님의 취재에 응해 드렸던 답에 다른 분들이 제 뜻을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는 걸 인정하며, 박 기자님께서도 그런 오해의 소지에 근거해 전혀 엉뚱한 '주장'을 하신 것 같아, 이 점 박 기자님께도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저도 다소 억울하게 생각하는 게 있는 바, 모든 분들께서 이런 가정을 한번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마이뉴스와 오마이뉴스 기자들에 대해 강한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박 기자님께 드린 답이 박 기자님에 의해 그렇게까지 '이용'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박 기자님이 제 답을 듣고 그걸 기사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오마이뉴스의 독특한 뉴스 가치관에 비추어 보더라도 도무지 뉴스는 물론 '주장'의 근거로 삼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제 답을 뉴스나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하더라도 제가 스스로 공언한 걸 어겼다는 점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출 경우 제 글은 신동아와 조성식 기자님께도 부당한 피해를 줄 만한 게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답이 놓이게 된 '맥락'이 달라지니까 모든 게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예컨대, 제가 사용한 '당했다'는 표현은 자신의 공언조차 지키지 못하는 제 행태에 대해, 박 기자님의 추궁을 받고, 자조적으로 사용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장'의 초점을 '강준만'이 아닌 '언론개혁'으로 삼은 박 기자님의 글에선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와 관련된 조성식 기자님의 항변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으며, 원초적 책임이 저에게 있다는 걸 통감하고 조 기자님과 신동아에 깊이 사과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2차적 책임은 박 기자님의 독특한 언론개혁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박 기자님의 언론개혁관에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그걸 존중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저의 신동아 인터뷰건을 자신의 독특한 언론개혁관을 주장하기 위한 제물(祭物)로 삼은 것에 대해선 분노합니다. 제가 이전의 반론에선 상당히 자제된 어조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번엔 자제하지 않고 제 느낌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박 기자님의 주장에서 견강부회(牽强附會)를 넘어선 그 어떤 위험한 광기(狂氣)마저 느낍니다.

제가 "이번 신동아와 인터뷰를 계기로 '비판의 명분'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거나 저의 "일련의 글쓰기 작업이 이번 인터뷰로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이라거나 "안티조선운동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다 주는 그 심각성" 운운하신 대목에선 그 어떤 악의(惡意)마저 느껴집니다만, 박 기자님의 선의(善意) 만큼은 여전히 존중하는 입장에서 저는 그걸 광기로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광기에 근거한 안티조선운동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그건 안티조선운동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죽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박 기자님의 주장에서 더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논리 전개상의 광기입니다. 조 기자님의 반론에 대한 박 기자님의 재반론엔 우리가 언론개혁운동을 함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성이 드러나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거대(비대) 매체에 종사하는 기자들에게 단지 그들이 거기에 몸을 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네 사주를 씹지 못한다면 너희는 기자도 아니야" 라는 식으로 야유를 보내는 게 과연 언론개혁을 염원한다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입니까? 물론 그렇게 비아냥을 하는 것이 정당화될 때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박 기자님의 야유는 결코 그런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기자의 자유로움을 다른 매체의 기자들에게 똑같이 요구하면서 그 요구에 따를 수 없는 그들을 모두 언론개혁의 적(敵)으로 돌리는 발상이 과연 언론개혁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박 기자님의 주장에서 더욱 개탄을 금할 수 없었던 건 박 기자님이 과연 모든 텍스트를 제대로 읽고서 주장에 임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를 띄워주시면서 조 기자님을 조져 대는 대목에 이르러선 솔직히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상호 '생산적인 대화'에 관한한, 저는 박 기자님보다는 조 기자님과 훨씬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으며 조 기자님의 언론관에 대해 존경을 보냅니다. 박 기자님이 조 기자님에게 제 주장을 잘 검토해보라고 훈계를 하는 건 정말이지 코미디입니다.

오마이뉴스의 편집 정책에 대해 관련 책임자님께 묻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자면 그 어떤 '주장'이건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겁니까? 저는 그간 오마이뉴스를 언론개혁의 동지로 생각하고 오마이뉴스 기자의 취재엔 무조건 응해야 한다는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습니다만, 이젠 그 생각이 흔들립니다. 저는 오마이뉴스가 그 어떤 가치 지향성을 갖고 있는지, 그런 게 있다면 그 가치 지향성이 편집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내부 게이트키핑 과정은 어떠한지, 공식적으로 답을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10월 29일

강준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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