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0.10.31 20:41수정 2000.11.01 13:42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강남의 양재천 뚝방길 경치 좋은(?) 길변 한 사무실에서 벤처의 꿈을 키우고 있는 30대 초반의 벤처사업가입니다.
올 8월 살던 집을 팔아 자본금을 마련하고 아직은 난방조차 들어오지 않는 사무실 한켠, 작은 침대와 전기장판 하나로 이 겨울의 초입을 지키고 있지만, 새벽의 그 섬뜩한 추위보다는 지금의 시절에 더욱 더 넌더리를 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한때는 IMF탈출의 일등공신으로 지금은 또다른 경제파탄의 원흉으로 아니면 그 모두를 경제 사범으로까지 몰아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참 견디기 힘듭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 주위엔 젊음의 한자락을 정말 뜨겁게 불태우는 건강한 예비 벤처인들이 많습니다. 정말 세상을 위한 커다란 꿈들을 가지고 있는... 하지만 그들의 자기자신을 위한 꿈은 정말 소박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가 너무 필요합니다.
아래의 글은 결혼한 제 동생이 오늘 이 한겨울을 사무실에서 나야 할 노총각 형이 안타까워 자기집으로 들어오라고 보낸 편지에 대한 저의 답장입니다.
동생에게 답장을 띄우고 나서 이글이 저 같은 모든 벤처인들에게 작은 힘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00에게.
고맙다. 니맘. 니맘은 잘 받을께.
정말 힘이든다, 요즘은.
정말 위로라는거 이렇게 간절하게
느껴 보고 싶은 적이 별로 없었던거 같다.
넉두리가 아니고.....,
엄살이라고 놀리지 말고 ㅎㅎ
일단은 한번 버텨볼란다.
나를 시험하는 좋은 계기인 것 같고.
니들 보기엔 쉽게 쉽게 산 것 같아 보이지는 않겠지만
요즘 실은 내가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사실은 난 참 쉽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
나두 이제야 조금은 성숙이라는게 뭔지 이해가 된다는 느낌,
뭐 그런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하는 사업
어렵지만
한번 해볼란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가 왜 이런 고행을 자처했는가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여기서 포기한다면
난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
그런 각오로
하여튼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를 믿고 날 선택해준 우리 식구들에 대한 의무감 고마움 그것도 무지 크고.
얼마전 후배 두놈이랑 한잔했는데
너도 아는 애들일 거야.
**이라구 ^^이네 회사 놈하구 120키로짜리 무지 큰놈.
@@이라구 내가 목동 있을 때 내 조연출하던 놈하구.
그날 힘든 내 일이야기를 했더니
@@이 그놈
연봉 꽤나 받고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지금 형한테는 자기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자기회사 때려치구 온다더라.
난 술김에.....,
생각했는데
정확히 4일 후에
사표냈다고 짐싸들고 왔더라.
그리고 하는 말이
그날 우리 술먹은 날 나 화장실 갔을 때
**이가 월급은 자기가 준다고.
노준이 형한테 가서 봉사하라고
형좀 도와주라고....., 그랬단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이 그놈
애들 월급은 그래도 줘야 한다고.
돈 들어오는데로 갚으라면서
500만원을 해주겠다고.
그날 두애들 데리고 쏘주 마시면서 울었다.
넘 고마워서.....,
지금 형 회사 사정 그렇게 막막한 단계는 아니다.
조금씩 활로가 보이구 있거든.
모 회사랑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도 진행중이고.
중소기업 융자도 알아보고 있고, 작은 돈이지만
한 3-4개월만 버틴다면 우리된다.
정말로.
니가 돈이 많아서 쉽게 던져주는 얼마보단
니 맘이 절절히 녹아있는
니 편지 한장이 훨씬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에겐 힘이 된다.
버티다 버티다
어쩔수 없다고 생각 되면
그 땐 나좀 재워달라고 부탁할께.
우리 그런 여지만 남겨두자.
니들 두놈은 말할 것도 없구
니 와이프는 내가 내 친동생 이상으로
각별히 생각한다는 거 너는 몰라두 그 아이는 알거고.
니가 나 재우고 싶어도
그 친구 눈치가 보였으면 그러지 못했을 거라는거
내가 막판에 몰려
머리긁으면서 니집에 가도
나 니와이프 눈치 보게 니와이프가 하진 않을 거라는거
잘알지만
니맘 내가 알고
막판에 몰리면 그럴수도 있다는 정도로
그래 그정도로 하자.
말이 참 길어졌다.
참 누구한테든 내가 요새 할 말이 많다.
고맙다.
이말 한마디가
니 맘 한줌이 이세상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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