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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7차전, 표를 구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가 본 수원 야구장

00.11.07 17:31최종업데이트00.11.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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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을 맞아 더욱 쌀쌀한 날씨를 보인 오늘, 한국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수원 종합운동장은 두산의 '가을의 전설'을 보러 많은 관중들이 모인 가운데 야구장의 고질적인 혼잡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수원 야구장 개장 이래 처음이라는 만원 관중을 기록한 어제, 오후 5시경부터 수원 시내 일대의 교통 체증이 발생하였고 수원 종합운동장 일대의 교통이 마비된 것에 이어, 오늘은 오후 4시경부터 수원, 인근 경기도 일대 및 서울에서 온 차량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보였다. 이는 대중교통에도 다를 바 아니어서, 야구장으로 오는 버스는 물론 서울 사당역에서 수원 종합운동장을 경유 수원역에 이르는 777번, 7770번 버스도 모두 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팬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오늘 수원 야구장의 모습은, 그간 야구장에서 보였단 모든 혼잡이 동시에 보여 주었다. 인근의 교통 혼잡, 신호 위반, 무단 주차는 물론, 입구에서부터 팩소주, 캔맥주를 열심히 팔고 있었고 경찰력이나 현대 유니콘스 관계자는 보이지 않고 방관만 할 뿐이었다.

특히 오후 4시경, 이미 표가 매진되었다는 소식에 야구장에 모인 팬들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의하는 사태가 계속되었다.

다음은 방송으로 나온 안내의 말이다.

"오늘도 저희 유니콘스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오늘 입장권은 전부 매진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담당자의 말은 다음과 같다.

"전체 입장권 1만 4천장 중, 4천장은 예매, 현매 1만장은 오후 3시부터 발매하여 40분만에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그러나, 4시 현재 이미 입장한 관중은 20%도 되지 않았으며, 암표상들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에 분노한 팬들은 경기장 입구에서 격렬히 항의하며 기다리고 있고 일부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거나 암표상을 찾고 있다.

수원 야구장의 매표 창구 사정상 40분만에 1만장의 입장권이 다 매진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고 이에 대해서 유니콘스 관계자가 적절한 해명을 못하고 있는 현재, 어제 한국시리즈 7차전 입장권에 대한 예매는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현대 구단은 더욱 더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경기장 밖에서 대치하고 있는 팬들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깃발, 비닐봉 등으로 중무장한 두산 베어스 팬이라는 사실은 더욱 더 현대 구단 담당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가운데, 이번 일이 과연 열성적인 팬들 덕분에 매진된 것인지, 아니면 고질적인 암표 및 표 빼돌리기의 결과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 6차전 현대 응원단의 상당수가 소위 넥타이 부대였었다는 점에서 현대측의 팬을 외면한 표빼돌리기가 계속 있었다는 것에 대해 더욱 의혹이 간다.

오후 5시 현재, 여전히 팬들이 입구에서 대치 중인 가운데, 분노한 팬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입장을 제한, 어렵사리, 혹은 비싼 돈을 주고 표를 구한 팬들마저도 입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혼잡속에 경찰 인원은 아무도 없다.

오후 5시 50분, TV 중계 화면 속에 비친 경기장은 아직도 관중이 가득 차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더욱 더 의혹을 사게 하고 있다.
2000-11-07 17:46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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