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날조와 일본의 군국주의

밝혀진 희대의 사기극! '일본의 필트다운'

등록 2000.11.08 11:32수정 2000.11.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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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영국 한 시골의 변호사이며, 아마추어 지질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찰스 도슨은 필트다운 지방의 한 자갈층에서 인류조상의 것으로 보이는 원인의 화석을 발굴했다. 발굴된 원인에는 발견자 도슨의 이름을 따서 '에오안트로푸스 다우소니'(도슨의 여명인)라고 명명되었고 발견된 지방명을 따서 '필트다운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발굴자 도슨에게는 최고의 명성과 영예가 주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후 필트다운 지방에서는 원인의 뼈가 전혀 발굴되지 않았으며 발굴된 화석의 특징 또한 매우 이상해서, 이후의 원인화석들에 근거해 볼 때 인류진화계통의 그 어디에도 끼워 넣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필트다운인은 도슨의 '잃어버린 고리'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당시 석학들은 이 '필트다운인'의 비밀을 밝혀 내려 하였고 결국 1953년 학자들을 골탕먹인 필트다운인이 희대의 사기극임을 밝혀냈는데 두개골은 원인의 것이었으나, 턱뼈는 오랑우탕의 것을 갈아서 붙인 것이고, 표면에 이황화물을 칠해 오래된 것처럼 꾸몄던 것이었다. 그리고 함께 발굴된 50만년전의 동물화석들은 세계 각지에서 모아서, 필트다운의 자갈층에 가짜 원인의 뼈와 함께 묻었다가 다시 파낸 것들이었다.

이번 일본 구석기 유물을 날조하려다 들통난 후지무라 신이치의 경우는 필트다운인의 찰스 도슨을 연상케 한다. 이제까지 일본에는 전기구석기문화가 없는 것이 정설이었던 이래 발견된 일본 전국의 구석기유적들은 모두 후지무라 신이치가 손댄 것들이어서 이제까지 발견된 모든 일본의 전기구석기 유적은 '일본의 필트다운'이 될 공산이 크며, 60만년전까지 소급되었던 일본의 역사가 3만년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일본은 '역사 날조의 상습범'이었다. 2차대전 당시의 추악한 과거를 축소하고 미화하는 것은 물론, 자라날 후세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마저 사실을 왜곡한 날조투성이었다.

과거 찰스 도슨의 행위가 당시 진화론과 창조론이 대립하던 시기의 논쟁에 불을 붙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들통난 후지무라의 소행이 아무리 개인적 명예때문일지라도, 끊임없이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추구하는 일본에 일본민족의 우월성을 부여하는데 이론적 근거라는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그 해악은 더욱 크다.

전후 일본은 경제발전과 함께 줄곧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어 왔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위대의 재무장과 군비증강에 나섰고 신사참배와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미화발언, 그리고 역사교과서 왜곡을 통한 역사날조 등으로 아시아 각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터진 구석기 유물 조작사건과 일본학계의 보수우익적 시각은 군국주의 부활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를 또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자긍심을 갖고 상대문화보다 뛰어나기를 원치 않는 나라와 민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날조와 왜곡이라는 치장을 통해 주변국가들과 자신들의 불행했던 과거와 그들이 저질렀던 추악한 죄악을 깨닫지 못하고 과거로의 회귀만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역사는 목적을 위한 허울좋은 수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역사는 그 길고 찬란함보다 짧고 고난으로 가득한 역사일지라도 이를 소중히 여기고 이로부터 교훈을 얻고자하는 정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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