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에 대한 인사상 특혜

등록 2000.11.20 22:31수정 2000.11.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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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계급인 경위로 바로 특채

현재 경찰의 직급상 경위의 직급은 일선서의 계장급으로서 감독자 지위이다. 더구나 일반부처와는 다른 지휘명령체제가 유지되어야 하는 경찰에서 경위는 지휘관인 관리자와 일반직원 간의 중간통로로서 그 중요성은 어느 직급 못지 않다. 일반 신임 순경이 경위에 오르기까지 평균 15년 정도의 근무연한이 소요된다.

경위는 감독자인 지위에서 근무연한이 경력이 많게는 20년 이상 된 하급경찰직원과 초임순경들의 근무를 감독하며 업무에 대한 지침을 세워야 한다. 이것은 군에서 사관학교 출신자인 소위(간부)들이 일반직원들이 아닌 만 20세가 조금 넘은 일반 사병을 감독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군 활동의 대상은 가상의 적이며 또한 업무내용은 단순반복이 대부분이고, 또 군에서는 창의적이고 탄력적인 업무가 경찰이나 일반행정기능 만큼 요구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일반사병과 감독자인 군간부와의 관계는 법령에 의한 강제징집에 의하여 본질적 의미의 특별권력관계로 나타난다.

그러나 경찰은 어떤가 ? 경찰에서 간부와 기타 하급직원과의 근무관계가 의사에 반한 강제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도 아니며, 강제수단 역시 포괄적 자유재량 아닌 엄격한 법치주의에 의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이에 불복수단으로서 소청, 행정소송 등의 법적 수단이 구비되어 있다.

군사문화적 발상에 바탕을 둔 인사제도

따라서 경찰대학 출신자들이 많게는 20년 이상 근무경력의 차이가 있는 하급경찰직원들을 효율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만약 이것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직위를 상호 교류적인 업무수행의 수단으로 본 것이 아니라, 하향적이고 일방적인 상명하복의 명령체계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찰대학과는 달리, 경찰에 대한 연구활동과 교육을 행하는 일반대학 경찰행정학과 출신들에게는 경장이나 경사 특채임용만 있을 뿐, 병역이나 국고지원의 혜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경찰대 출신만을 직급까지 경위로 특별 채용하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크게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경찰대학 졸업자를 경위로 임용하는 것은 경찰을 군과 동일시하며 경찰대학을 정규사관학교로 인식, 사관학교 졸업과 동시에 소위에 임관시켜 일반사병을 장악하여 지휘 감독케 한다는 군사문화적 사고에서 연유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경찰이 군과 동일시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긴말이 필요 없다.


순환보직 특혜

경찰대학 출신자들은 경찰대학 졸업 후 2년의 전경대 기동대 근무를 마치게 되면 일선경찰서로 배치되어 2년의 순환 보직을 하게 되어 있다. 지파출소장 1년, 본서 정복부서 6월, 사복부서 6월로 규정되어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순환보직은 경찰대학 출신자에게만 특별한 것이 아니고, 경위 공채출신자, 고시출신자들 역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하고 있다. 순환보직은 경찰업무 전반에 대한 신규 채용자의 교육훈련의 차원에서라면 일견 타당한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특별채용의 형식을 취하는 한 이 타당성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즉 특별채용은 특수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닌 인재를 채용, 그 분야에 상당 기간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 그 본래 목적이다.

경찰대 출신이 전경대 소대장 하면 병역대신 하는 것

따라서 경찰대학 출신자들이 순환보직을 거친다는 것은 채용과 인사관리가 모순을 드러낸다는 것과 다름없다. 과거의 실례를 든다면 수사간부 특채를 행하는 과정에서 일반대학의 법대 출신자를 특별 채용하여 순환보직 없이 수사분야에 직접 배치한 사례가 있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문제점은 확연하다.

더구나 전경대, 기동대 소대장 근무를 경찰대학 출신자의 특수분야로 인정하여 2년의 근무로 특수근무가 종료되었으니 일반부서로 배치하기 위하여 순환보직을 행한다는 논리라면, 경찰대학 설립취지와는 전혀 결부될 수 없다.

결국 이 문제는 현실적 타당성 즉 경찰업무 전반에 대한 실무수습 차원에서 경찰대 출신의 일선 경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경찰대학이 갖는 진정한 의미의 대학(사관학교가 아닌)으로서 가져야 할 성격, 특채 형식의 충원이라는 점등에서 볼 때 그 이론적 타당성이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한겨레에도 올렸음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한겨레에도 올렸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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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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