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에 대한 생각

등록 2000.11.30 07:48수정 2000.11.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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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존엄한 삶을 영유할 권리가 있듯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존엄한 죽을 권리 또한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신의 섭리로 이해하는 종교인들은 나의 이런 생각에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 인간의 삶과 죽음에 있어서 만큼은 나는 종교인들이 말하는 신의 섭리보다는 인간의 의지를 더욱 더 중요시 하고 싶다.

내 주위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그 분들의 사망 자체보다는 말기에 처절하다 못해 참혹해지는 환자들의 상태 때문에 눈물이 나곤 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인간의 모습이 아닌 죽어가는 짐승의 모습으로 울부짖는 환자들의 모습을 전해 들으면서 안락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곤 했다.

환자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존엄이 무너지는 장면을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지켜 보아야만 하는 주위 사람들의 고통 또한 평생 잊혀지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환자가 그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에 주위 사람들이 당사자의 의사와는 반대로 죽음의 조치를 취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 자신이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가기를 원하지 않고 품위 있는 마지막 모습으로 깨끗하고 조용하게 생을 마감하기 원한다면 환자를 최대한 안락하게 보내주는 것이, 약물과 장비를 동원하여 고통 속에 삶을 연명하게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주위 사람들에게 아쉬움은 있겠지만 치료방법이 없는 경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법률(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해 상원의 인준을 남겨놓고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로 실제로는 이미 통과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안에는 미리 조건을 정해 자신의 안락사를 문서로 남길 수 있는 방법까지 들어가 있다. 서구인다운 합리성이다. 불시의 사고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대비해 정신이 멀쩡할 때 자신의 죽음까지 미리 결정하게 하니 ….

요즘 한국에서는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살기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죽고 싶어도 죽을 힘이나 방법이 없어 억지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의지를 존중해 그들이 원한다면 고통 속에서 해방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우리도 모색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 우리가 안락사라 번역하는 euthanasia 는 죽는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주위 사람들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doctor – assisted – suicide 라는 표현이 네덜란드 법률에서 정한 안락사의 정확한 표현이라는 의견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 안락사라 번역하는 euthanasia 는 죽는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주위 사람들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doctor – assisted – suicide 라는 표현이 네덜란드 법률에서 정한 안락사의 정확한 표현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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