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승진제도의 원천적 불공정성

우리나라 경찰승진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 (2)

등록 2000.11.29 22:09수정 2000.11.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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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시험과 40대 순경출신 응시자

승진은 모든 면에서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승진시험에 반영되는 인사고과, 교육성적, 상훈 등의 제도가 객관성과 공정성이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찰승진시험이 갖는 모순점은 법제도상으로는 객관성, 공정성이 보장되나, 사실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즉 바로 앞 기사에서 예를 든 서울청 경감시험 전체 응시자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직원들의 경우 연령이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으로 나타나는데 반하여, 경찰대학 출신의 경우 20대 중반이 대다수이다.

이렇게 동일한 시험을 보는데 특정 부류의 응시자가 여타 대다수 응시자보다 연령이 무려 20년 가까이 젊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

실상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시험승진의 결론과 결과는 기다릴 필요도 없으며, 경찰승진시험을 통과한 40대 중반의 일반출신 경감의 경우는 승진의 영광보다는 처절함과 가상함이 더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20대 경찰대 출신 경위와 경쟁

물론 고시를 비롯한 다른 부처의 공무원 임용시험과 승진시험에서도 이와 같은 연령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실제로 연령제한이 없는 사법시험과 같은 경우에는 20년 이상 차이나는 응시자들끼리 경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를 불공정하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와 같은 응시가 사실상이나 현실적으로 강요된 것이 아니라 이른바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응시자들의 다수는 "20대의 젊은 수험생"이며 합격자 역시 대부분 20대의 젊은 인재들이라는 것이다.


반면 경찰승진시험의 경우, 응시자의 대다수는 "40대의 일반직원들"이고 합격자의 압도적 다수는 "20대인 경찰대학 출신자"라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경찰대학제도가 갖는 원천적 "불공정성"의 문제가 여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인력수급과 무관한 경찰대 정원 문제

이와 같은 현실적 불공성의 기본적 원인은 매년 배출하는 120명의 경찰대학출신 경위가 어떤 합리적인 인력수급계획 아닌 시위진압부대의 "지휘요원수요"와 당시의 대학설치법에 의거 4년제 대학설치 및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인 120명에 무비판적으로 맞춘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경찰대가 설립된지 20년이 지난 현재에 와서는 교육관련법상의 이런 대학설립 최소정원 제한 규정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경찰대 정원을 줄여도 설립 당시처럼 대학존립요건을 어기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경찰대 정원 축소를 포함한 어떠한 개선책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

즉 경찰의 전체 직급별 인력수급 구조를 무시하고 오직 엘리트양성 제도 그 자체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이 낳은 비정상적인 문제가 야기된 것을 전혀 시정할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 경찰 수뇌부의 현실인식인 것이다.

사실상 경찰대 출신끼리의 승진경쟁 시험

경위를 매년 120명씩 배출하는 경찰대 출신 현직 경찰관수는 2천여 명에 육박하며, 경감급 승진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인원만도 7백 여명으로 자체경쟁률만 5대1을 넘는다.

여기에 그동안 매년 50명씩 배출되어온 간부후보생 출신자, 그리고 여타 경위 특채자들까지 감안한다면 소위 비간부 출신자들이 경감급 이상 고위간부에 승진할 수 있는 길은 진즉부터 사실상 원천 봉쇄되어 있다시피 하다.

경찰사기 꺾는 승진제도

이러한 현실은 경찰대학 출신자들을 비롯한 초급간부들 간의 선의의 경쟁 아닌 "이전투구" 식의 지나친 경쟁을 가져와 상위계층 조차도 사기저하와 무력감을 경험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경찰대학이 경찰승진제도 파탄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과연 지나친 비약이라고만 할 수는 없게끔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덧붙이는 글 | 경찰전문 월간지인 [수사연구] 최근호(11월호)에 실렸던 저의 글임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경찰전문 월간지인 [수사연구] 최근호(11월호)에 실렸던 저의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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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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