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성폭행 사건'을 떠들어대는 괴변들

진실을 왜곡하는 편견과 억측 그리고 유언비어, 이젠 그만둬라

등록 2000.11.29 23:23수정 2000.11.30 09:34
0
원고료로 응원
여가수의 비디오파문 때문에 최근들어 한풀 꺽인듯 보이지만, '주병진 성폭행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아니 관심보다는 참견이 많다. 그것도 지독한 괴변들을 냉소적으로 늘어놓는 지저분한 참견들 말이다.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철저히 무시된 채 '주병진이 성폭행을 했냐', '아니냐' 하는 편가르기의 OX퀴즈가 난무하고 있다. 도대체 경찰도 모르는 사건의 진실을 그토록 자세히 안다고 떠드는 사람이 왜 이리 우리 주변엔 많단 말인가? 오만방자한 사이비 포청천들이라니...

여대생이 주병진을 성폭행혐의로 고발한 다음날부터 세간에는 여러 가지 괴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평소 점잖키로 유명하고 사회비판적인 언사를 마다하지않던 주병진이란 사람이 성폭행혐의로 고발되다니 이 얼마나 군침도는 참새들의 좋은 먹이감이란 말인가? 그리고 바로 터져나온 대표적인 괴변이 바로 '꽃뱀설'이다.

'꽃뱀설'이라 함은 여대생이 주병진의 돈을 갈취해내기 위해 억지로 성폭행상황을 꾸며내고 주병진은 그 함정에 걸렸다는 설이다. 이 '꽃뱀설'은 소문의 미디어라는 인터넷은 기본이고 동네어귀 출퇴근버스안에서도 쉽게 이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담 이 '꽃뱀설'을 퍼트린 최초의 발설자는 누굴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소문의 진원따윈 없다. '성폭행사건'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뿌리깊은 편견과 오해 그리고 '성폭행피해자'를 '요부'로 몰아가는 남성주의적 사고방식의 폭력성이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전 국민의 동시다발적 합작품이니까.

"여자가 밤늦게 남자랑 차에 탄 거면 다 흑심이 있었던 거 아니야?"
"바로 병원으로 가서 정액검사를 받은 거보면 보통 전문가가 아니군."
"아무리 남자가 강제로 하려고 한다해도 여자가 끝까지 거부하면 막을 수 있는거 아니야?"라는 식의 지극히 원시인적인 사고방식이 '꽃뱀설'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꽃뱀설'이 무조건적인 주병진 편들기의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역으로 주병진을 강간범으로 확정지으려는 '주병진 죽이기'의 괴변들도 만만치 않다. 주병진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국 '프랑켄슈타인'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비방글들이 계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비방글들은 주병진을 이미 강간범으로 확신한 상태에서, 온갖 추잡한 욕설과 비아냥거림으로 일관하고 있고 그 비난의 화살은 주병진뿐만이 아닌 주병진의 인터넷방송국과 속옷회사에까지 동시에 던져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93년에 주병진한테 강간당할뻔한 여인의 이야기'가 인터넷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주병진을 아예 '선수'로 몰아가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익명의 여인이 올렸다는 이 괴문서에는 자세한 장소와 시간 등장인물까지 거론해가면서 주병진이 자신을 강간하려했었고 자신은 아슬아슬하게 무사히 위기를 벗어났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군다나 이 괴문서가 최근의 주병진사건이 터지기 훨씬전부터 피씨통신에 떠돌던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그 진위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얼마전 오마이뉴스 생나무기사에는 '시내의 중심거리에서 주병진 구명 운동 서명을 받는 신원불명의 남자이야기'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기사내용은 주병진의 무죄를 인정하는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남자가 그 자신의 정체는 밝히려 하지 않아, 혹시 주병진측근들이 벌이는 여론조작이 아닐까 의심이 간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또한 진위가 파악되기 어려운 유언비어로 비춰질 수 밖에 없을듯하다(기사를 쓴 기자는 유언비어가 아니라면 좀 더 자세하게 기사를 올려달라).


여하튼 이런 넘쳐나는 편견과 억측 그리고 유언비어 속에 정작 사건의 진실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답답하다. 현재 주병진은 구속된 상태이지만 그렇다고 사건이 '유죄'로 판결된건 절대 아니다. 다시 말해 '유죄냐''무죄냐'의 결정을 법원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왜들 왈가불가 떠들어대는지 이해가 안 간다. 주병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성폭행'이란 행위를 합리화해서도 안 되고 '성폭행'의 심각성을 주장하면서 주병진을 비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아직 주병진은 성폭행범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니 그를 비난하거나 지지하는것 둘다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남얘기하는 거 좋아하는 민족근성이라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사건을 입 다물고 지켜보면 누가 뭐라고 하는지 우리 조금만 참고 기다려보자. 사건의 베일이 벗겨지면 그때 실컷 떠들어도 늦지 않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버이날 딸이 건넨 '5천만원', 10년째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어버이날 딸이 건넨 '5천만원', 10년째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2. 2 "이런 사람 처음 본다" 재판장도 경악한 임성근 태도, 징역 3년 부메랑 "이런 사람 처음 본다" 재판장도 경악한 임성근 태도, 징역 3년 부메랑
  3. 3 개헌안 상정 포기 우 의장 조롱한 국힘..."외교결례, 사과하라" 개헌안 상정 포기 우 의장 조롱한 국힘..."외교결례, 사과하라"
  4. 4 젊은 층 대거 유입된 신도시에 우뚝 솟은 인물 젊은 층 대거 유입된 신도시에 우뚝 솟은 인물
  5. 5 시장 한 명 잘못 뽑았을 뿐인데...도시가 생지옥이 됐다 시장 한 명 잘못 뽑았을 뿐인데...도시가 생지옥이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