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백지영

백지영의 기자회견을 보고

등록 2000.11.30 01:56수정 2000.11.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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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과 여름, 공적인 이유로 "백지영"이라는 가수를 만날 기회가 자주 있었다. 그녀는 젊고 아름다우며, 밝고 명랑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웃을 때마다 반달 눈이 되는 백지영이라는 가수가, 이번엔 기자회견을 하면서, 흐느껴 울고 있다.

기자회견 초반부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는데, 이것은 그녀가 일으킨 물의가 아니며,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바로 그녀 자신이 아닌가.

그녀는 "있어서도 안 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을 저지른 중죄인이 아니다. 가수이기 전에 "사람"이며 "여자"인 그녀의 사랑과 성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난도질당한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백지영이 입었을 충격과 엄청난 피해에 대해 이해하며, 그녀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은 지난번 <오현경 비디오>사건 때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라 할 수 있지만, 선정주의를 기본 틀로 하여 들쑤셔대는 매스컴의 태도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각 스포츠 신문들은 모두 그녀의 사건을 "포르노 비디오"라는 헤드라인아래 그녀의 비디오 사건을 톱기사로 다루었고, 그 기사에는 언제나, 문제의 비디오 중 일부분을 사진으로 보여줌으로, 비디오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물론 TV 프로그램에서도 화면의 일부를 보여주었으며, 11월 28일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한 한 남자패널은 백지영 비디오에 관련된 소식을 소개하다가, "보시면 아시겠지만.."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멘트를 구사하기도 했다.

각종 언론 매체들이 보여준 이러한 행태는, "좀 더 빠르고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고자 하는 의도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펜 한자루가, 한 여자의 목을 찌르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은 이 비디오를 유출시킨 인물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가 이 비디오를 인터넷에 내던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자손 삼대까지 이어질만한 매우 가혹한 죄값을 받기를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이다.

이제 이 떠들썩함이 가라 앉은 후, 그 어느날, 다시 웃는 낯으로 그녀가 돌아오길 바란다. 환하게 웃고, 신나게 춤추는 그녀와 또 다시 만나고 싶다.
힘내라,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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