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타락, 망국의 징조인가 - 2

견물생심(見物生心)이니 숭고한 섹스를 희화화하는 왜곡은 보이지 않는 것이 최상의 예방일 것이다.

등록 2000.11.30 23:08수정 2000.12.01 09:48
0
원고료로 응원
영화 '거짓말' 의 오만한 거짓말

번식을 위한 섹스는 생명을 가진 것들의 몸짓 중 가장 중한 의무이자 귀한 행위다. 태초부터 번식의 적기를 맞은 모든 암컷들은 성기를 드러내고 냄새를 풍겨 수컷을 유혹해 번식의무를 완성시키고 유무형의 보호를 대가로 취했다.

요즘 거론되는 성의 상품화는 자웅이 구분되는 모든 생명체에서 암컷의 행위였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불을 사용하는 것만이 다른 짐승인 인간 또한 다를 게 없었다.

원시모계사회까지 호랑이처럼 번식기 외에는 남여가 별거, 혼음으로 번식했다. 임신한 육체적 열등동물의 생존을 위한 동거생활>일의 안팎 분담에서 원시적 의미의 부부가 성립> 무리생활에서 상호소유관계 성립> BC6000년 이후 정착 농경생활에서 관계와 구분을 위한 규정 성립>자연환경에 따라 규정이 윤리화>다양한 환경에 의해 성립된 윤리의 공통성을 추출한 결과가 도덕으로 정의되었고 그 중 가장 단순한 일부의 발췌가 법률이 되었다.

우리의 도덕률이 유교적 영향으로 성적 통제로 일관했을 것이라는 단순한 선입견과 다르게 다양한 과정을 거쳐 정선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예로 신라 화랑은 결속확인을 위해 부인은 대장에 시침했다. 유교적 영향이 강하지 못했던 조선초기까지 시침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시침풍속은 지금의 시각에서 생각하는 불건전한 섹스상납이 아니라 존경하는 이의 좋은 씨를 받기 위한 것으로 처음에는 부인이나 딸이 시침했으나 후에는 첩실이 시침했고. 유교적 영향이 차츰 강해지며 기생시침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관기 뿐이었으나 퇴기들에 의해 일반기생이 형성되었다. 이는 시침의 의미가 섹스접대로 변질됨에 따라 종족번식의 과정에서 일탈시켰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형성된 도덕적 가치란 인간의 도리를 기준으로 다양한 변천을 거치면서도 불변했던 공통성을 누적시킨 것이다.


기득권에 편승한 이익추구라는 솔직한 토설을 변명하다 보면 자연히 과거를 무지의 시대로 매도해야 하는 궁색을 떨고 수천년 이상 검증을 자신의 생각과 동일 반열에 놓는 오만을 부리다 못해 수천년 석학들을 바보로 만들어 그들의 생각마저 자신의 개조실험 대상이라는 만용을 부리는가 하면 사회적 가치로 둔갑시킨 소비자의 마성에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게 마련이다.

오양, 서갑숙, 거짓말, 백지영 따위의 천박한 섹스표현 발상이 법적 판단의 변화와 관계없이 부도덕한 것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것은 그 자체보다 더 패륜적인 영향의 도발성 때문이다.


어떤 영감님이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일렀었다. 박모 대통령시절(이 시절 언론에 일정 직위 이상 공직자의 실명사용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떡고물' 발언과 비슷한 의미로 먹 가까이 있으면 먹물이 튀어 검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견물생심(見物生心)이니 부정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최상의 예방일 것이다.

'거짓말'을 관람자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은 더 억지스럽다. 도대체 관람자의 무엇에 판단을 맡기자는 것인가?. 앞에서 거론했듯 반응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본디 영화관 은 절제된 이성이 내재가치를 음미하는 곳이 아니라 피곤한 본성의 휴식을 본연의 임무로 하는 곳이 아닌가?. 서갑숙의 글이 학술지에 실린 것이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아름다운 사랑의 기록을 위해 섹스장면을 스스로 찍었다니... 섹스는 그 행위에 내재된 의미나 그를 위한 상황조성 노력 또는 그 분위기가 아름다울지언정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것은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다.

그들은 으레 서구적 가치가 이 시대의 기준이며 서구적 가치에 무리가 없는 행위라는 것을 내세운다. 서구적 가치가 우리의 도덕에까지 적용되어야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떠나 사고의 깊이에 관한한 서구적 사고는 열등한 사고임을 서양철학자들이 자인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문화는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로마제국이 점령 속국 그리이스문명을 좇았음처럼 문화는 힘 또는 부의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의 눈에 미국문화가 선진으로 보였다면 그것은 문화적 눈이 아니라 상업적 눈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다수의 의견 빙자는 용기없음을 변명하는 비겁한 민주주의로 규정한다. 용기있는 실험은 전횡하는 서구의 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깊이를 찾아 베풀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 민주주의시대이니까 다중의 의견을 묻자! 마약이 진정 나쁜 것이지, 강도, 도둑질이 진정 나쁜 것인지, 간음, 교통위반, 10대의 음주, 흡연, 고성방가, 임신 등등 모든 것을 다시 실험하자.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아비도 한 표, 책임지지 못할 미성년자 자식도 한 표... 그런 무책임이 요즘이 원하는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는 책임과 권리의 균형계량이 선행조건이다.

용어 오용의 한 예를 들자. 어릴적 세칭 자유당, 민주당 시절, '자유'라는 말이 요즘의 '대화', '사랑'운운 만큼이나 편의주의적으로 남용되었다. 당시에는 꽤 지식층으로 분류되던 고교생들 중 힘꼴깨나 쓰는 친구들의 이유없는 폭행이 잦았다. 그리고 다음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왜 때려' '누가 맞으래' '때리는 것도 내 자유야'

상식기반 도덕률을 부인하는 하위개념 지식기반 법률을 빙자한 거짓말의 거짓말이 성립한다면 이 궤변도 성립되어야 한다. 언론 특히 방송은 더이상 지엽말초적 사생활을 들먹이지말고 그 파장의 영향을 걱정하는 언론 본연의 의무에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또 여성잡지는 설사 현실이고 대세라 하더라도 일본잡지를 베낀 여중고생 대상 기사에 '섹스는 합의할 때만 한다'는 따위의 설문이 포함된 싸구려 기사를 더 이상 실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언론은 부정적인 것도 추인하고 일반화하는 역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왜 여직원 어깨를 짚으면 성추행이고, 배꼽을 드러낸 배꼽티 유혹은 성폭행 아닌가?. 법률적으로 강간미수와 강간은 큰 차이가 있지만 도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섹시해 보이기 위한 불특정다수를 향한 치장 또는 유혹과 직업적 유혹의 발상은 도대체 무엇이 얼마나 다른가?. 그럼에도 전자는 개인의 자유로 인정되고 후자는 추악한 범죄가 된다. 노벨이 살상용 폭탄을 위해 다이나마이트를 만들지 않았듯 수십만 양갈보 누나들도 이런 무책임한 향락을 위해 몸바치지 않았을 것이고, 밤 10시 퇴근이 기본이었던 선배들도 이런 풍요에 젖은 나태한 혼돈을 위해 '스스로 일중독'에 몸과 마음을 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선악의 규정이 축적되어 온 과정을 모르는 젊은이들의 파행보다 스스로가 그 참혹한 현실의 당사자들이었을 기성세대들의 가치기준 망실을 더 우려한다.

40Km(100리)를 가는 동안 카페,술집, 여관, 호텔, 음식점 뿐인 미사리를 가보라! 경제불황의 고통을 말하는 입이 파렴치하게 느껴질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쓰고 버리기 아까운 지퍼백, 남편이 낸 재활용 아이디어 쓰고 버리기 아까운 지퍼백, 남편이 낸 재활용 아이디어
  2. 2 유럽 여행 간 아들네 강아지를 18일 맡아주고 깨달은 것 유럽 여행 간 아들네 강아지를 18일 맡아주고 깨달은 것
  3. 3 여권 빼앗고, 밥과 오이만 주고...전국 방방곡곡에 도는 '괴담' 여권 빼앗고, 밥과 오이만 주고...전국 방방곡곡에 도는 '괴담'
  4. 4 "내가 죽으면 철거를" 왕의 유언에도 매년 130만 명이 찾는 성 "내가 죽으면 철거를" 왕의 유언에도 매년 130만 명이 찾는 성
  5. 5 사직구장 관중 '69명'...그때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어디 있었을까 사직구장 관중 '69명'...그때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어디 있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