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의 왜곡된 고속승진

경찰승진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4)

등록 2000.12.04 19:09수정 2000.12.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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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엘리트주의는 당연?

우리나라 사회에는 사실 고시에 합격한 소수의 20대 사무관이나, 판검사가 일반부처, 법원, 검찰청 등의 엘리트로서 조직의 쇄신과 발전의 역군으로서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20대의 박사, 대학교수들이 그들의 전문지식으로 말미암아 관련 학문이나 과학기술의 수준을 높여 전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에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인식도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이러한 인식들과 경찰대학 출신 20대 경찰고급간부가 일선서의 과장급 이상을 독점하게 될 경찰 내의 상황이 동일선 상에서 비교되는 것은 곤란하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게 된다면 경찰인사제도가 '신라골품제도'의 현대적 변용이며 경찰대학생은 '진골화랑'이라는 혹평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현재와 같은 경찰대 위주의 경감 승진은 그들 자신들로서는 상당한 자기발전 노력의 결과로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위직 희생에 바탕

하지만 경찰대 출신들의 이러한 승진에 따른 영광들이 동등한 경쟁에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사실상 연령이 20년 가까이 차이나는 압도적 다수의 일반직원들과의 경쟁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하위직원들의 수십 년에 걸친 경찰에의 헌신봉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 '승진이라는 과실'을 빼앗음으로써 가능한 결과라는 것 역시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대 출신의 고속승진은 결국 대다수 일반 하위계층의 심리적 무력감과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경찰의 전반적인 사기저하, 나아가 하위계층의 소외감 심화라는 값비싼 희생을 치르게 하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폐단은 제도의 불합리성에서 초래된 것으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경대도 없고 간부후보도 없는 영국경찰

영국은 우리 나라처럼 경찰대, 간부후보, 고시합격자, 타경력자 등과 같은 간부로 특채되는 경우는 일체 없다. 모든 경찰은 순경에서부터 출발한다. 승진은 일반승진과 특별승진제도 둘로 나뉘어진다.

영국 경찰에서 일반승진의 경우 경사, 경위까지는 시험승진을 원칙으로 한다. 영국경찰의 기본계급은 자치경찰청장, 총경, 경위, 경사, 순경 등 5개 계급으로 되어 있으며, 우리 나라의 11개 계급과는 대비된다. 대체로 전체 승진자의 75% 내지 90%가 시험승진이며 10% 내지 25%는 심사승진이다.

영국에서 경사와 경위는 학과시험 및 실무시험에 합격하고 또 일정한 자격(징계처분을 받지 않고 승진소요근무경력이 있어야 함을 말함)을 가진 자 중에서 임명된다. 경감 이상은 시험승진은 없으며 심사승진만 있다.

영국에서 승진소요근무경력은 경사의 경우 시험승진시 2년, 심사승진시 4년, 경위의 경우 시험승진시 4년, 심사승진시 8년, 경감이상의 경우 제한이 없다.

그러나 이 경우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모두 임용되는 것이 아니고 승진심사위원회에서 평소의 근무태도와 업무수행능력, 품성 등을 심사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물론 국무부 기준에 의거하여 각각의 자치경찰청에서 실시하는 기본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영국경찰의 특별승진제도

영국의 특별승진제도(영국의 경우 임용단계에서의 특채는 아예 없음)는 엘리트 양성을 목적으로 20대 중반에 경위로 승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다. 대상자는 경위승진시험 상위(1,2위) 합격자, 학위소지자특별모집에서 선발되어 2년간 수습을 마치고 경사시험에 합격한 자 등이다.

이렇게 선발된 특진대상자들은 경찰참모대학 특별과정에서 1년간 교육을 마친 후 다시 경사로 1년간 더 근무하면 경위로 승진토록 되어 있다.

최근 영국경찰의 인적자원 관리전략

최근 영국런던수도경찰청은 5개년 인적자원 관리전략을 마련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세부실천방안들이 들어 있다.

0. 범죄장면관리와 피의자신문 기법 등과 같은 전문성 교육과 평가와 처우와 배치
0. 총론적 훈련을 받지 않도록 하고 대신 역할에 맞는 필요한 훈련만을 받도록 함
0. 통합적 인적관리
0. 스트레스가 강한 근무분야 배려
0. 대민 전문가 자격증 인정
0. 초과근무 철폐
0. 무료 건강검진과 라이프 스타일 검사
0. 보다 신속한 부상치료
0. 쾌적한 여가보장
0. 외부간섭 배제 및 능력에 따른 인사고과
0. 지역공동체·동료·일선관리자 등 3자에 의한 인사고과평가

이상과 같은 영국의 경찰인력관리대책은 모두 우리 나라 경찰에서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경찰대 출신들이라고 해서 인사고과에서 우대되는 일은 없어져야 하며, 대민업무가 주인 경찰은 실상 경험과 노하우(know-how)나 노후(know-who)가 어느 항목 못지 않게 중시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한겨레에도 올렸음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한겨레에도 올렸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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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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