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의 모든 기록은 눈물이다" - 2신

매향리 주민 대책위 사무실의 풍경

등록 2000.12.12 13:22수정 2000.12.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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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의 2000년 12월 3일 마침 일요일이라 이날은 미공군의 폭격연습이 없었다. 하지만 대책위 사무실 안에 전시해 놓은 농성을 폭격한 포탄과 기총소사 탄피와 탄알들이 매향리의 고난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벽면에는 지난 여름 매향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미군폭격장 철폐투쟁의 함성이 생생하게 보인다. 오마이뉴스가 기록한 이 현장 사진들은 당시의 생생한 투쟁과 이를 막아서는 전경과의 치열한 접전 가운데 서 있는 매향리의 살아 있는 역사다.

엄숙(?)해야 할 역사의 기록장 앞에서 기행단들은 탄피를 들여다 보며, 잠시 즐겁다. 역사의 현장, 보도현장인 매향리에 온 자신들의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투쟁은 즐거워야 한다. 미군폭격장을 철폐하는 날까지, 이땅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미군폭격장 철폐 운동은 이렇게 즐거워야 할 것이다.

매향리에 세번째 다녀간 기록. 매향리의 기록은 눈물이다. "50년 넘도록 이렇게 당해온 사실에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난다'는 어느 대학생의 말처럼 50년 넘도록 이곳에서 당해온 주민들은 눈물과 울분으로 세월의 주름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대책위에 파견나온 간사에게 매향리 근황을 들었다. 그리고 지난 8월 사격장 폐쇄 라는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말도 들었다.

전만규 위원장 그는 평범한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를 투철한 미군폭격장 철폐운동의 투사로 만든 것은 다름아니 매향리의 속박당한 역사와 현실, 죽어나간 매향리 주민의 넋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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